내 차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이 지키는 한 가지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예열과 후열인데요. 엔진 손상을 방지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차량을 유지하기 위함이죠. 그런데 이러한 과정들이 자동차에서 꼭 필요할까요? 만약 필요하다면 어떤 이유일까요? 오늘은 바로 이 예열과 후열이 필요한 까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예열은 자동차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 전에 잠깐 동안의 공회전 시간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치면 준비 운동과 같은데요. 밤새도록 식어있었던 엔진 내부 및 흡기계통에 윤활유가 잘 순환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겁니다. 피스톤과 실린더 벽 등이 건조한 상태로 운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죠.
예열은 보통 30초에서 1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동을 걸면 회전수(rpm)가 초반에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집니다. 이때 일정 회전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되는 상태를 확인하고 출발하시면 됩니다. 겨울철과 같이 기온이 낮을 때나 오랜 기간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은 상태라면 상황에 따라 예열 시간을 1~2분 정도 늘려 갖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압축 착화 방식을 사용하는 디젤 엔진 자동차의 경우에는 예열 과정이 더 필요합니다. 일정 온도와 압력에서 자동으로 점화가 되는 디젤의 특성상 실린더 내부의 온도가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차종에 따라서는 계기반에 돼지꼬리 모양의 예열 표시등이 표출되기도 합니다. 실린더 내부 온도가 낮아 예열이 필요하는 의미죠. 적정 수준으로 예열되면 표시등이 자동으로 꺼지니, 이때 차를 출발시키면 됩니다.
후열은 특히 과급기, 즉 터보차저를 장착한 자동차에서 필요한 과정입니다. 터보차저가 장착된 자동차는 자연흡기 엔진보다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고 높은 출력을 내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터보차저의 열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고속도로를 주행하거나 높은 회전수를 사용해 달린 직후라면 시동을 끄기 전 마찬가지로 30초에서 1분 정도의 후열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속주행 직후라면 엔진의 회전수는 낮아져도 터보차저가 아직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시동을 바로 끄면 터보차저로 엔진오일이 전달되지 않아 베어링이 고착될 우려도 있죠.
터보차저를 장착하지 않은 자연흡기 엔진의 경우는 어떨까요? 자연흡기 엔진은 사실 아주 가혹한 조건만 아니라면 후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서행하고 주차하는 동안 엔진과 흡기계통의 열이 조정되기 때문이죠. 최근 신차에는 주행 조건에 맞게 엔진 온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도 적용됐으니 지나치게 긴 시간 동안 공회전을 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예열과 후열은 공회전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일부러 가속 페달을 밟아 회전수를 올리는 행위는 반대로 자동차 엔진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긴 예열과 후열 시간은 불필요합니다. 오히려 많은 배출가스를 유발해 한경에 악영향만 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라며, 올바른 예열과 후열 습관으로 소중한 내 차의 수명을 쾌적하게 유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