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운전 난이도도 훨씬 올라갔죠. 도로는 미끄럽고, 굵은 빗방울은 시야를 방해합니다. 높아진 습도 때문에 윈도우에 김이 서리고, 꿉꿉한 기운이 기분마저 다운시킵니다. 운전하기 유독 어려운 여름이지만 몇 가지만 제대로 점검하면 여러분의 운전도 훨씬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빗길에서는 타이어의 상태가 매우 중요합니다. 타이어 마모가 심한 자동차는 배수 능력이 떨어져 빗길에서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낮은 속도에서도 수막 현상으로 인해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꼭 비오는 날이 아니어도, 오래된 타이어는 폭염에 타이어 고무가 변성되어 파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마철에는 타이어를 더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타이어 마모 상태를 확인해야겠죠. 타이어 트레드를 살피며 과도한 갈라짐이나 펑크는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모한계선 가까이 마모된 타이어는 과감하게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원활한 시야 확보를 위해서는 와이퍼 점검이 필수입니다. 깨끗한 윈드실드와 제대로 작동하는 와이퍼는 안전 운전의 핵심이죠. 와이퍼 고무(블레이드)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물이 잘 닦이지 않거나 “드드득” 하는 소리가 발생한다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또한 이상이 없는 와이퍼도 블레이드에 먼지 등의 이물질이 붙어 있을 수 있으니 수시로 가볍게 닦아주어 관리하면 더욱 좋습니다.
앞유리에 붙은 유막을 제거하는 것도 장마철 주행에 도움이 됩니다. 앞유리에 유막이 생기면 와이퍼를 사용해도 물기가 말끔하게 닦이지 않아 시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앞유리에 유막제거제를 꼼꼼히 바르고 문질러 유리에 달라붙은 미세 오염물질과 기름기를 제거해주세요. 유막 제거를 마친 뒤, 추가로 발수코팅제를 발라주는 것도 좋습니다. 앞유리에 물이 맺히는 것을 방지하고, 물기가 빠르게 떨어져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마철은 차량 실내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장마철의 높은 습도로 인해 차량 내부에도 습기가 차기 쉬운데, 이는 불쾌감을 줄 뿐만 아니라 운전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죠. 높은 습도로 창문에 김이 서리게 되면 시야 확보도 더욱 어려워집니다. 특히 실내 공기질을 책임지는 공조장치용 에어필터도 습기로 인해 평소보다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점검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공조장치용 에어필터는 15,000km 주행마다 교체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장마철처럼 습도가 유독 높은 환경에 노출되었다면 주기와 상관없이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봄철을 지내는 동안 황사와 꽃가루를 잔뜩 머금었을 테니, 여름을 맞아 필터를 교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높은 습도로 인해 실내에 김서림이 생길 때는 공조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최근 발매되는 대부분의 현대차에는 김서림을 자동으로 방지하거나 없애는 ‘오토 디포그’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고 있어 따로 공조장치를 조작할 필요 없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잘 달리려면, 잘 멈춰야 한다’는 자동차의 원칙은 빗길에서 더욱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빗길에서는 잘 멈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브레이크 점검은 필수입니다. 사전에 브레이크 패드의 두께를 점검하고 마모가 심하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브레이크액의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브레이크액이 부족하거나 변색되었다면 보충 또는 교체해야 하죠.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느낌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거나, 브레이크에서 소음이 계속 발생한다면, 그리고 브레이크나 ABS 경고등이 점등됐다면 바로 정비소에 방문해 브레이크를 점검하세요. 빗길에서 브레이크의 중요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개해 드린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확인하고 준비한다면 장마철에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마음가짐과 운전 습관이겠죠. 빗길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안전운전 요령을 숙지한다면 더욱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속도를 줄이세요.’ 빗길에서는 평소보다 2~30% 속도를 줄여 운전하세요. 속도가 빠르면 미끄러짐도 쉽게 발생하고, 미끄러지는 차량을 제어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평소보다 여유 있게 마음으로 천천히 운전하세요. 가장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걸 잘 지키는 운전자가 드뭅니다.
그리고 ‘안전거리를 확보하세요.’ 앞서 말했듯, 빗길에서는 제동거리가 훨씬 길어집니다. 평소라면 충돌하지 않을 거리라 해도 빗길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급제동 상황을 대비해 앞차와 넉넉한 거리를 두고 운전하세요.
‘수막현상과 물웅덩이를 조심하세요.’ 빗길 운전을 위험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막현상입니다. 도로에 고인 빗물이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얇은 막을 형성해 타이어가 도로에 닿지 않고 떠있게 되는 현상이죠. 이 현상이 발생하면 차는 접지력을 잃고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기가 어려워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만약 수막현상으로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면, 발을 가속 페달에서 떼고,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를 급히 조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량을 부드럽게 조작하면 차량은 다시 자연스럽게 균형을 유지하게 됩니다.
빗길에서 특히 유용한 기능도 있습니다. 하나는 바로 차체 자세 제어장치(ESP, Electronic Stability Program)입니다. 말 그대로 차체의 불안정한 움직임을 제어해 안정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돕는 장치입니다. 빗길처럼 미끄러운 노면에서 타이어가 헛돌면 바퀴에 걸리는 출력을 조절해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억제합니다.
이 기능은 별도로 조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차에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고, 항상 켜져 있으니까요. 그저 차를 믿고 평소보다 더 조심해서 운전하면 됩니다. 대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조작은 있습니다. 운전석 주변에 배치된 ESP 기능을 끄는 버튼은 웬만하면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현대차의 4륜구동 시스템, ‘HTRAC’도 빗길에서 믿음직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각 바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네 바퀴 중 빗길에서 미끄러지는 바퀴가 있다면 해당 바퀴의 출력을 제한하고 다른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해 미끄러운 구간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역시 별도의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HTRAC 기능을 차량 구매시 포함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장마철 운전은 평소보다 더 많은 주의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소개해드린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확인하고 안전운전 요령까지 함께 실천한다면 장마철 운전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더 많은 비가 쏟아지기 전, 알려드린 체크리스트 꼭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