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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 H Aug 01. 2024

계기판의 숨은 주인공! 엔진 회전계 완벽 가이드

자동차에 속도계와 함께 달려있는 ‘엔진 회전계(타코미터, Tachometer)’. 자동차 계기판의 형태와 디자인은 꾸준히 변화되었지만,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는 한 번도 자리를 비운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죠. 단순한 수치 표시를 넘어 '내 차와의 교감신호 판독기' 역할을 하는 엔진 회전계에 대한 상식을 알려드립니다.


엔진 회전계는 엔진의 회전 속도를 나타내는 계기입니다. RPM(분당 회전수, Revolutions Per Minute)이라는 단위로 표시합니다. 엔진 회전계는 엔진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인데요. 주행 중 엔진이 작동하는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엔진 회전계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엔진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죠.

 
그리고 대부분의 엔진 회전계에는 높은 숫자 쪽 끝부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구역이 있는데, 이를 '레드존'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다다를 정도로 회전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 구역인 셈입니다.

시동을 건 직후 공회전 시 RPM은 700~900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이를 벗어나 RPM이 너무 낮거나 높다면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뜻이죠. 또한 별다른 조작 없이도 엔진 회전계 바늘이 갑작스럽게 치솟거나 흔들리듯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것도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니 점검이 필요합니다.

 
엔진이 적정 RPM을 유지하며 달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자동변속기가 힘과 효율을 적절히 고려해 2,000~2,500 정도의 구간을 유지하며 주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상적 주행 중에 RPM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하락한다면 즉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 최근 자동차에서는 엔진 회전계를 들여다볼 일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자동변속기가 주행 상황에 따라 알아서 변속을 해주는 덕분에 RPM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동변속기 차량이나 수동변속 모드가 탑재된 스포츠 모델, 모터스포츠에 출전하는 레이스카에서는 엔진 회전계가 무척 중요합니다.

 
스포츠 주행이나 레이스 중에는 RPM을 높게 유지하며 달려야 합니다. 엔진이 낼 수 있는 최고 성능은 우리가 평소 주행 중에 사용하는 RPM 구간이 아닌, 그보다 더 높은 구간(파워밴드)에서 나오거든요.


영화 <포드 V 페라리>을 보셨다면, 레이스에서 출력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켄 마일즈에게 캐롤 쉘비가 ‘7000+ go like hell'이라는 문장이 적힌 팻말로 작전을 전달하던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7,000 이상으로 RPM을 높여 엔진의 힘을 마음껏 사용하라는 ‘봉인해제’ 명령이었던 셈이죠. 빨리 달리려면 그만큼 RPM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도 각인시킨 장면이었습니다.

 
고성능차들이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엔진 회전계 시인성을 높이는 것도 자동차와 더 즉각적으로 교감하기 위함입니다. 엔진 회전계 크기를 큼지막하게 키워 가운데 배치하는가 하면, 다른 차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적용하거나, 적절한 변속 타이밍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를 추가하기도 하죠. 고성능차에게 있어 엔진 회전계는 그 자체로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자, 고성능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수단인 셈이죠.


현대차의 고성능 N에서도 특별한 엔진 회전계를 볼 수 있습니다. N 모드를 활성화하면 클러스터가 멋스러운 애니메이션과 함께 엔진 회전계 중심의 레이아웃이 펼쳐지죠. 엔진 회전계 크기를 큼지막하게 키워 가운데 배치하고, 속도계는 숫자로만 작게 표시합니다. 스포츠 주행에서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오일, 냉각수 온도 등 주요 정보도 큼지막하게 배치해 확인이 수월해집니다.



오래전부터 현대차를 탔던 분들이라면 최근 모델의 계기판에서 몇 가지 변화를 느끼셨을 겁니다. 고전적인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대형 디스플레이 방식의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된 것과, 전통적으로 왼쪽에 위치했던 엔진 회전계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것 등등 말이죠.


초창기부터 1-2세대 전까지의 현대차는 대부분 엔진 회전계가 왼쪽, 속도계가 오른쪽에 위치하는 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모든 모델이 오른쪽에 엔진 회전계를 배치하고 있죠. 주로 스포티한 성향의 브랜드, 차량이 엔진 회전계를 오른쪽에 두는 경향이 있는데, 여러 가설 중 하나에 의하면 주행 중 시선을 고려했을 때 오른쪽에 있는 정보의 인지성이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즉, 엔진 회전계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운전자가 자동차와 조금이라도 더 깊이 교감하기를 바라는 브랜드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외에도 엔진 회전계 위치는 브랜드와 차종에 따라 제각각 다릅니다. 고성능 N처럼 상황에 따라 엔진 회전계의 위치를 가운데로 옮기기도 하고, 모터스포츠 DNA를 부각하는 일부 브랜드는 엔진 회전계를 가운데 고정시켜 배치하기도 하죠. 고급 차량에서는 HUD를 통해 앞 유리에 RPM을 투영하기도 합니다.
 

이번엔 퀴즈, NX4 투싼의 클러스터입니다. 차이점을 찾아보세요. 눈치가 빠른 분들이라면 바로 눈치채셨을 겁니다. 엔진 회전계가 다르다는 것을요. 위는 가솔린, 아래는 디젤의 엔진 회전계로, 최대 RPM 숫자가 서로 다르죠.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웨트레인 라인업을 갖춘 모델은 외형만 봤을 때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죠. 시동을 걸어 소리를 들어보면 겨우 구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바로 엔진 회전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젤의 엔진 회전계는 최대 RPM이 6,000 정도로 7~9,000 정도를 표시하는 가솔린의 엔진 회전계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각 엔진의 구조와 작동 방식 차이로 인한 것입니다.


내 차와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만드는 엔진 회전계에 조금 더 집중해 보세요. 여러분이 조작하는 가속페달에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교감 판독기’이자, 자동차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청진기’ 역할까지 수행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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