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차종은 누가 뭐래도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일 겁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비롯해 최신 전기 시스템으로 무장한 두 차는 현대차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중요한 모델입니다. 더불어 두 차는 이미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죠.
신형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분들이라면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사이에서 한 번쯤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두 모델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지만, 서로 다른 목적과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두 차량의 차이점과 각 모델이 제공하는 특장점을 살펴봅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덕분에 두 차의 크기는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오닉 5의 휠베이스가 50mm 더 긴 걸 확인할 수 있죠. 휠베이스는 뒷자리 무릎공간과 직결됩니다. 말하자면 아이오닉 5의 뒷자리 공간이 약간 더 넓습니다.
반면 아이오닉 6는 차체가 아이오닉 5보다 낮고 긴 걸 확인할 수 있죠. 낮고 긴 차체는 공력성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옆모습을 보면 아이오닉 6의 리어 오버행(뒷바퀴 중심선에서 차체 마지막 부분까지의 거리)이 아이오닉 5에 비해 긴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긴 리어 오버행은 뒷유리의 경사를 더 완만하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차체 위 공기흐름을 더욱 매끄럽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아이오닉 6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역학적 성능과 함께 스포티한 외관까지 가질 수 있었습니다.
차체 비율을 보면 두 차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는 긴 휠베이스와 높은 루프라인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하는 실용성과 거주성에 기반을 둔 크로스오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오닉 6는 스타일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스포츠 스타일의 세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오닉 6의 공기저항계수는 0.21Cd로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저항값이 낮습니다. 아이오닉 5(0.29Cd)도 공기저항이 낮지만 아이오닉 6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두 차는 플랫폼과 전기 시스템을 공유합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3월 아이오닉 5가 페이스리프트되면서 4세대 배터리를 채용했죠. 덕분에 이전에 비해 주행가능거리가 약간 늘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차체 무게가 아이오닉 5가 75kg 정도 무겁고 전비도 낮지만, 두 차의 주행가능거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약간 다르지만, 두 차의 출력과 토크는 같습니다. 전기모터가 같다는 뜻입니다. 출력이 같으니 무게가 가볍고 공력성능이 뛰어난 아이오닉 6의 가속성능이 약간 더 뛰어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스포티한 주행성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차체가 낮고 가벼운 아이오닉 6가 좀 더 어울리죠.
실내에서는 두 차의 차이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우선 아이오닉 6는 1열 좌우가 완전히 분리된 구조입니다. 스포츠카처럼 운전자가 감싸지는 듯한 형태라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죠. 더불어 중앙의 수납공간도 많습니다. 브릿지 타입 센터콘솔은 데스크를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차 안에서 노트북,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죠.
반면 아이오닉 5는 좌우가 워크스루 형태로 뚫려있습니다. 운전자가 동반석을 통해 승하차를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수납공간이 아이오닉 6보다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센터스택 전체가 앞뒤로 움직이는 유니버설 아일랜드로 높은 공간활용성을 제공합니다.
또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운전대입니다. 아이오닉 5는 아이오닉 6와 같은 운전대였지만, 페이스리프트되면서 3스포크 형태로 바뀌었죠. 특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중에 운전대에 무게를 가할 필요 없이, 잡고만 있어도 되는 정전 감지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오닉 6에는 없는 기능이죠.
2열은 두 차 모두 열선과 암레스트가 있습니다. 다만 리클라이닝과 전동 슬라이딩이 가능한 아이오닉 5의 거주성이 약간 더 높습니다. 승차 인원이 많다면 아이오닉 5가 좀 더 편할 것입니다.
최상위 트림 기준, 두 차는 현대차의 지능형 안전 기술을 대부분 품고 있습니다. 다만 더 뉴 아이오닉 5는 몇몇 부분에서 최신 기술이 추가되었습니다.
예컨대 아이오닉 5에는 안전 하차 보조가 적용됐습니다. 정차 후 탑승자가 도어를 열 때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이 감지되면 경고하는 기능인데, 아이오닉 5는 경고와 함께 전자식 차일드 락이 작동해 문이 열리지 않도록 합니다. 또 아이오닉 5에는 차로 유지 보조 2가 적용돼 있습니다.
편의장비에서도 페이스리프트에 따른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이오닉 5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가 들어갑니다. 새로운 그래픽 디자인으로 시인성이 높아졌고, 유튜브를 비롯해 티빙, 왓차, 웨이브의 OTT도 차 내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룸미러와 빌트인 캠2도 옵션으로 넣을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에는 없지만 아이오닉 6에는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바로 ‘EV 성능 튠업’입니다. 두 차 모두 스포츠, 노멀, 에코 스노우 등의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EV 성능 튠업은 운전자가 출력, 가속민감도, 스티어링, 4WD 구동 방식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운전자는 자신의 주행 습관이나 패턴에 맞게 아이오닉 6의 주행감각을 50여 가지로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죠. 자유도가 높은 겁니다.
EV 성능 튠업은 아이오닉 6의 콘셉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차는 차체 무게와 공기저항계수, 휠베이스를 줄이면서 퍼포먼스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리고 EV 성능 튠업으로 운전자가 달리는 즐거움을 탐닉하게끔 만들었죠. 아이오닉 5보다 실내가 약간 좁기는 하지만, 그만큼 아이오닉 6는 활력 넘치면서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전기차입니다.
이처럼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는 뼈대와 시스템이 같지만 차별화된 기획과 설계,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5는 대중적인 전기차의 기준을 확고히 정립하면서, 전기차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반면 아이오닉 6는 전기차가 주행성능과 효율성 그리고 감성적인 면에서도 내연기관을 월등히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전기차 확산에 기여하고 있죠.
더불어 두 차는 날로 격해지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에서 현대차의 기술력과 전략적 입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전기차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죠. 그래서 현대차는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의 내구성과 상품성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수많은 수상 소식까지 전하며 가치를 증명한 바 있습니다.
두 전기차 모델 중 어느 차를 선택하더라도 충분히 만족하겠지만, 두 차의 콘셉트와 차이점을 파악하고 구매하면 그만큼 더 유용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