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되면서 전기차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승용 및 상용차에서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가 선보이면서 이제는 어떤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입니다. 더불어 두 차는 내연기관을 먼저 선보이고 이후 전기차를 출시했다는 공통점도 있죠. 작은 사이즈의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는 두 차 사이에서 고민될 수 있습니다. 그럼 두 전기차는 어디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쓰임새를 지녔는지 알아봅니다.
작은 사이즈의 전기차를 원하는 실용적인 소비자들이 있습니다. 도심에서 출퇴근 및 일상용으로 쓰기 위해서죠. 사실 차가 많은 서울 도심에서는 작은 차가 편하기는 합니다. 운전도, 주차도 편하니까요.
차체 높이를 제외하고는 당연히 코나 일렉트릭이 큽니다. 그만큼 공간효율성과 거주성에서 코나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차체 너비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데요. 차체 너비는 곧 시트 사이즈와 연결됩니다. 또한 센터콘솔에서도 차체 너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캐스퍼는 센터콘솔이 없고 코나는 센터콘솔이 있습니다. 운전자의 몸집이 크거나 차체에 짐을 많이 싣고 다닌다면 캐스퍼 일렉트릭보다는 코나 일렉트릭이 알맞을 겁니다.
그런데 애초에 ‘작은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캐스퍼 일렉트릭의 작은 사이즈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혼자만 타는데 차가 너무 크면 여분의 공간이 낭비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캐스퍼에는 있고 코나에는 없는 게 있습니다. 캐스퍼는 2열 시트 슬라이딩과 시트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지만, 코나는 2열 등받이 각도 조절만 지원합니다. 즉 2열 공간만 놓고 보면 활용도에서 캐스퍼가 코나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다만 거주성까지 확장해서 생각하면 달라집니다. 코나는 2열에 암레스트가 있고 열선시트도 들어갑니다. 뒷자리에 승객을 자주 태워야 한다면 아무래도 코나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힘이 좋은 것도 작은 전기차의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은 차체가 작으면 엔진 크기도 줄어들고, 그만큼 출력이 낮은 경우가 많죠. 그런데 전기차는 엔진룸 사이즈와 출력 사이에 큰 연관성이 없습니다. 전기모터는 크기가 작아 어느 차에도 넣을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차체가 작더라도 높은 토크로 빠른 반응을 가집니다.
두 차의 출력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물리적인 수치에서 코나가 월등히 높죠. 물론 코나 일렉트릭이 365kg 더 무겁지만, 출력당 무게를 보더라도 1kWh당 감당해야 할 무게가 캐스퍼(16kg)보다 코나(11.4kg)가 가볍습니다. 이는 코나의 전기모터 부담이 적다는 뜻으로, 빠르고 경쾌한 주행에서도 코나가 약간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모터의 부담은 전비에서도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코나의 연비가 더 좋은 건 그만큼 전기모터 부담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작은 차체는 배터리 사이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배터리 사이즈는 주행가능거리와 직결되니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죠.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연기관차 대비 휠베이스를 늘리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렸습니다. 덕분에 315km라는 주행가능거리를 얻어냈죠. 하루에 60km 정도 주행한다면 주 5일 정도 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물론 막히는 도심에서만 주행한다면 주행가능거리가 더 늘어납니다. 그래도 코나 일렉트릭의 주행가능거리(417km)에는 미치지 못하죠. 주행거리가 긴 소비자들에게는 코나 일렉트릭이 더 적합한 선택입니다.
최상위 트림으로 두 차의 지능형 안전기술을 보면 두 차 모두 기본 장비를 잘 갖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몇몇 부분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나는데요. 두 차 모두 전방 충돌방지 보조가 들어가지만, 코나는 캐스퍼에는 없는 교차로 및 정면 대항차를 감지합니다.
그리고 캐스퍼 일렉트릭은 여러 지능형 안전 기술을 모아놓은 현대 스마트센스1이 옵션(100만원)이지만, 코나 일렉트릭 프리미엄은 기본입니다. 더불어 코나 일렉트릭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2와 후측방 충돌 경고(주행)을 모은 현대 스마트센스2를 옵션(49만원)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지능형 안전 기술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에 최신 기술이 더 많이 적용됐습니다.
편의장비에서는 표에서 보는 것처럼 차이가 좀 더 커집니다. 앞뒤 시트 부분에서 코나 일렉트릭이 더 신경을 많이 쓴 걸 볼 수 있는데요. 천연가죽 시트와 1열 전동시트, 2열 암레스트 및 열선 시트는 코나에만 있습니다. 2열 거주성 역시 코나가 앞서 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은 디지털 키2와 실외 V2L, 스마트폰 무선충전, LED 실내등이 기본이지만, 캐스퍼는 컨비니언스 플러스 옵션(60만원)입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듀얼 에어컨, ECM 룸미러 역시 코나 일렉트릭에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빌트인 캠 및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캐스퍼에는 없는 옵션입니다.
두 차는 생긴 모양부터 크기, 구성, 옵션 등이 많이 다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짧은 거리의 도심 이동성에 중점을 둔 구성과 콘셉트라면, 코나 일렉트릭은 장거리 주행과 실내 거주성에도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도심에서, 혼자 또는 두 명이 차를 사용한다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캐스퍼 일렉트릭을 세컨드카 개념으로 구매하기도 합니다. 연간 세금(약 13만원)도 낮고 보험료도 낮으니까요.
반면 도심을 비롯해 장거리 여행을 즐기거나, 3명 이상이 차를 사용한다면 캐스퍼 일렉트릭 보다는 2열 거주성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편의장비와 주행가능거리에서도 우위에 있는 코나 일렉트릭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더불어 코나 일렉트릭은 뒤쪽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해 승차감도 높였기에 주행 시간이 길어도 큰 불편이 없을 겁니다.
소형차는 소형차만의 멋과 개성, 편의가 있습니다. 전기차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작은 전기차를 고민하는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