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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 H Nov 15. 2021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이 기능’의 정체

디자인과 안전성을 두루 갖춘 변속 방식
전자식 변속 버튼(SBW)


투싼 전자식 변속 버튼(SBW)

최근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는 ‘전자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완전 기계식으로 움직이던 편의 사양이 조금씩 전자식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번 손으로 일일이 조작해야 했었던 ‘사이드미러’나 ‘수동 에어컨’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바람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기능마저 탈바꿈시켰다. 바로 ‘변속 레버’다. 친환경차인 ‘넥쏘’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모델에 전자식 변속 버튼을 적용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SBW, 전자식 변속 버튼


팰리세이드 전자식 변속 버튼(SBW)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자식 변속 버튼(Shift By Wire, 이하 SBW)은 레버 대신 버튼으로 변속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승용 모델에서는 ‘쏘나타’와 ‘그랜저’, SUV에서는 ‘투싼’과 ‘싼타페’ 그리고 ‘팰리세이드’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SBW의 방식이 ‘유압식’과 ‘전자식’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유압식은 ‘유압’, 전자식은 ‘모터’를 이용해 주행 방식을 바꾼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전자식 SBW’로,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후륜구동 모델에 적용된 '유압식 SBW'

사실 현대자동차는 ‘유압식 SBW’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후륜구동 차량에 특화되어 있었기에, 전륜구동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연구개발을 거쳐야만 했다.

문제는 연구개발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이었다. 이미 SBW를 경험한 고객들 사이에서 SBW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륜구동 차량을 위한 유압식 SBW를 따로 개발하기에는 시간이 여유롭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전자식 SBW의 핵심 부품인 ‘SCU(SBW Control Unit)’ 개발을 택했다. 유압이 아닌 모터의 힘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전륜구동 차량에도 SBW를 적용할 수 있게 되었고, 곧바로 쏘나타, 그랜저, 팰리세이드 등에 SBW를 장착하여 SBW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투싼 N 라인 전자식 변속 버튼(SBW)

일각에서는 “유압식이 아닌 전자식인데, 오작동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의 SCU는 ASIL(자동차 안전 무결성 수준) ‘B 등급*’을 준수하여 개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고장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갖추었기 때문이다.
*1천만 시간(1,141년) 동안 오작동이 한 번 발생하는 수준


SBW만의 장점


전자식 변속 버튼(SBW)이 적용된 더 뉴 싼타페

SBW의 장점으로는 먼저 디자인의 자유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변속 레버는 일정 수준의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지만, SBW는 공간에 대한 제약이 적다.


일반 변속 레버가 적용된 기존 싼타페
전자식 변속 버튼(SBW)이 적용된 더 뉴 싼타페

이는 사진으로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센터 콘솔 한가운데 큼지막한 변속 레버가 자리 잡고 있는 기존 싼타페와 달리, 더 뉴 싼타페는 SBW를 적용하여 주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조그 다이얼’을 SBW 우측에 배치했고, 열선 및 통풍 시트 버튼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아울러 SBW를 통해 구현된 '브릿지 타입 하이 콘솔' 디자인은 세련미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동시에 선사한다. 게다가 운전석을 감싸는 듯한 특유의 구조 덕분에 포근한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일반 변속 레버가 적용된 베뉴

하지만, SBW의 가장 큰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안전성이다.

일반적인 변속 레버는 변속 조작 실수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주차 시 P가 아닌 다른 모드에 놓는 실수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뉴스를 보다 보면, 언덕에서 변속 레버를 N(중립)에 두고 내려 ‘밀림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다.

반면, SBW는 이와 같은 사고에서 자유롭다. 운전자가 실수로 P 버튼을 누르지 않고 내려도, SBW가 알아서 P 상태로 변속을 한다. 만약의 실수를 SBW가 잡아주는 것이다.


쏘나타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한편, 스마트키를 통해 차량의 전·후진을 제어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도 SBW가 있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운전자가 직접 변속 레버를 조작해야 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면, 자동차가 스스로 변속을 하고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투싼 전자식 변속 버튼(SBW)

위와 같은 장점과 자율주행 시대에 들어선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SBW로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기존의 변속 레버를 익숙하게 느끼고 있어, 모든 차량의 변속 방식이 SBW로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익숙함’과 ‘새로움’이라는 기로에 선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길 바란다. 사소한 문제라 생각하면 사소하지만, 분명한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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