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출시된 캐스퍼는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경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연히 출시된 지 얼만 안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차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신차효과로만 정의한다면 캐스퍼의 높은 인기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국산 경차는 한 달 동인 총 1만 38대가 판매됐습니다. 그중 캐스퍼의 판매량은 4,127대로 41.4%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K사의 R 모델과는 1,285대, K사의 M 모델과는 1,806대이며 C사의 S 모델과는 3,379대의 차이입니다.
캐스퍼가 첫 등장한 9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11월부터는 캐스퍼가 경차 전체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국산 경차 판매량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경형 SUV로써 국내 경차 기준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현재는 경차에 대한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국내 경차 규격은 크기 제한이 엄격한 편입니다. 캐스퍼는 국내 경차 규격에 딱 맞게 제작된 차량이기 때문에 크기만 놓고 보자면 실내 공간이 널찍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캐스퍼는 똑똑한 실내 구성으로 좁은 실내 공간을 알차게 꾸몄습니다.
1열은 기어노브를 센터패시아에 적용시켰고, 센터 콘솔을 없애 운전석과 조수석을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1열 워크쓰루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러면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컵홀더와 팔걸이까지 적용시켜 편의성까지 챙겨 꼼꼼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또한 조수석 센터패시아와 조수석 시트 뒤편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습니다.
2열은 경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슬라이딩 기능을 채택했습니다. 슬라이딩 기능으로 최대 160mm까지 앞뒤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고 39도를 젖힐 수 있는 기능까지 지원해 후석 탑승자들까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캐스퍼는 다른 경차들과 다르게 4인승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2열의 슬라이딩 기능은 좌우가 각각 독립돼 지원되기 때문에 적재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 맞춰 운전자가 다양한 실내 시트 구조로 변경이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요즘 대세로 떠오른 차박도 캐스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SUV를 위주로 차박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캐스퍼 역시 SUV라는 사실을 강조하듯 차박이 가능하도록 고려한 기능이 적용돼 차박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캐스퍼가 출시되기 이전에도 국내의 캠핑카 업체들은 경차를 개조해 차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기존 경차들로 차박을 즐기기 위해서는 추가금의 지출을 피할 수 없었지만 캐스퍼는 추가 지출이 필요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캐스퍼는 조수석뿐만 아니라 운전석까지 폴딩을 지원하는 풀 폴딩 기능이 적용됐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보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운전석 폴딩은 기존 국산차들에서 찾아볼 수 없던 캐스퍼의 특화 기능입니다. 덕분에 1,2열 시트를 모두 폴딩하고 에어매트를 깔기만 하면 2인이 차박하기 충분한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MZ 세대는 기존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남들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MZ 세대의 특징을 반영해 캐스퍼는 다양한 순정 액세서리도 마련했습니다. H 제뉴인 액세서리라고 불리는 캐스퍼의 순정 액세서리들은 동급의 경쟁 모델들 중에서도 가장 광범위하며 공간활용의 기술, 펫 프렌들리, 여행의 정석 등 세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간활용의 기술’은 캐스퍼의 실내외 공간을 모두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들로 구성됐습니다. 캐스퍼에 적용되는 루프랙을 활용해 차체 지붕에는 루프 박스뿐만 아니라 루프 바스켓도 설치할 수 있으며 조수석에는 시트백 보드 트레이도 마련해 조수석 시트 폴딩 시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캐스퍼에 트렁크에 맞춰 러기지 박스와 캠핑 트렁크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애견인이라면 캐스퍼의 ‘펫 프렌들리’ 액세서리들을 주목해 볼만합니다. 불안한 애견을 위해 조수석에는 시트커버와 시트커버 쿠션도 추가할 수 있고, 2열에는 방오시트 커버로 시트가 오염되고 상하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또한 목줄, 리드줄, 일상과 차량용에 맞춰 소형과 중형의 사이즈를 갖춘 하네스 등도 있으며 시트에 적용된 ISOFIX를 활용한 강아지 전용 안전벨트와 안전벨트 테더도 준비돼 있습니다. 소소하게는 캐스퍼 컵홀더 사이즈에 맞게 제작된 컵홀더 토이와 먹이용과 배변용으로 세분화된 폴더블 포켓 등도 마련돼 애견들의 안전도 생각한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캐스퍼로 차박을 고려하고 있다면 ‘여행의 정석’ 액세서리들을 주목해 볼만합니다. 앞서 공간활용의 기술에서 소개된 루프 박스와 루프 바스켓, 러기지 박스와 캠핑 트렁크를 제외하고도 루프랙을 활용한 크로스 바로 루프랙의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실내에는 차박에서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한 에어매트와 전면/1열/2열까지 사생활 보호와 벌레 등을 막아줄 캐스퍼 전용 멀티 커튼도 마련됐습니다. 캠핑 트렁크는 단순히 물건을 보관하는 것뿐만 아니라 트렁크를 펼쳐 테이블로도 활용이 가능해 순정 액세서리로 만들어진 캠핑 체어를 사용하면 캠핑 시 안락하게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출시 초반 캐스퍼는 동급에서 가장 큰 크기인 8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 모델들도 연식변경을 통해 내비게이션의 크기를 8인치로 키웠습니다. 이는 그만큼 캐스퍼의 상품성이 경쟁 모델들을 위협하기 충분하다는 반증입니다.
캐스퍼는 1,590만 원의 모던 트림부터 버튼 시동 스마트키를 지원합니다. 그러나 경쟁 모델은 트림에 따라 옵션으로 추가하거나 다른 편의 사양들과 엮여 있어 단독으로 선택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캐스퍼는 K사의 M과 R 모델이 지원하지 않는 원격시동 기능도 지원해 높은 편의성을 자랑합니다.
캐스퍼의 안전사양 역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합니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은 교차로 대향차를 인식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안전로와 곡선로를 감지하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지능형 안전사양들이 대거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경쟁 모델들은 최상위 트림을 구매하더라도 캐스퍼와 다르게 주변 상황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수준의 안전사양들로만 구성돼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2WD 험로주행 모드를 통해 스노우/샌드/머드의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하는 것도 경쟁 모델 중 캐스퍼가 유일합니다.
또한 캐스퍼는 온라인에 익숙한 MZ 세대들의 특성을 반영해 자동차 대리점에서 차량을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자동차에 마련된 캐스퍼 전용 페이지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나만의 차량을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경쟁 모델들과는 완전히 다름을 추구합니다.
캐스퍼의 독보적인 강점을 토대로 경차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 캐스퍼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