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다수의 의견이나 가치관 사상 등에 동조되는 심리 현상을 일컫는다. 많은 사람이 동일한 말을 하면 결국 동조하게 된다는 것. 이는 잠재의식의 영역에도 해당이 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고도 사실은 반복 되풀이 되어 의식 속에 각인이 되곤 한다. 심지어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해도 잠재의식적으로 주변의 상황이 각인이 된다고 한다. 전문용어로는 서브리미널 효과 (subliminal effect). 잠시 스쳐 지나가는 듯한 광고가 어느샌가 의식에 자리 잡힌다. 이미지, 소리, 냄새 등 오감을 잠재의식적으로 자극하는 접근도 표함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모든 것을 기록한다는 우주의 도서관 아카식 레코드까지.
인도 뉴델리 카슈미르 게이트에서 내렸다. 다음 행선지는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 간지. 버스에 내리자마자. 수많은 뚝뚝 운전기사가 달려들었다. 어디로 갈 건지 묻기도 하고. 저렴하게 해 주겠다고 꼬시기도 하며. 사냥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족히 수 십 명은 되었을 것이다.
배낭여행객에게 뚝뚝은 종종 사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조금은 고생을 하더라도 저렴하게 이동을 할 수 있다. 이는 사실 어디를 가나 적용이 되는 룰이기도 하다. 편할수록 비싸진다는 것. 낡은 아이폰6를 여전히 가지고 다녔던 터라, 핸드폰의 지도 기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은 의도적으로 심카드를 장착하지 않았다, 10여 년 전쯤, 첫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에 론리플래닛 가이드북으로 여행을 잘만 다녔던 고지식한 여행자에게 핸드폰의 유용하고 편리한 기능은 옛 여행의 향수를 저해하는 방해꾼이기도 했다. 너무 쉬우면 여행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할까.
그러나, 지도나 가이드책조차 없었으므로, 낯선 곳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면 ‘직관뿐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대부분 행인에게 물어보면 잘 가르쳐 준다.
뚝뚝 기사들에게 근처에 지하철(메트로)이 있는지 물었다. 확신에 찬 듯 없다고 하였다. 몇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모두 근처에 없다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믿었다. 굳이 없다고 할 것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언가 찜찜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 많은 여행을 했던 경험에서 각인된 직감이었을 것. 찜찜했다. 그리고 그 직감을 믿기로 하였다. 싫다고 실랑이를 벌이며 겨우 겨우 빠져나왔다.
그러곤 목을 축일 겸 길거리 상점에서 음료수를 사 먹었다. 그 후 넌지시 판매원에게 근처 지하철역을 물어보았다. 자신의 음료수를 사 먹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 그 판매원은 재빨리 바로 손짓으로 가리키며 위치를 알려 주었다.
‘역시 공짜는 없구나’
걸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역이 나타났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툭툭 기사들이 괘씸하게 느껴졌다. 여행객 한 명 낚으려고 거짓말까지 하다니.
‘세상살이가 삭막하구나’.
이구동성으로 동일한 말만 하는 많은 사람들을 뿌리치고 나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한들 다수의 주장이나 의견이 항상 진리라고 보기도 힘들다. 동일한 말뿐만이 아닐 것이다. 알게 모르게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는 다양한 관념, 개념, 이미지 등이 사실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흔히 심리학에서는 의식적 영역은 빙산의 일각으로 5% 정도 잠재의식적 영역을 빙산의 나머지 부분으로 95% 정도 차지한다고 고려한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면.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