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비워야 잘 찾는다

불필요한 기차표

by 강가

세 살 버릇 여든 살까지 간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대부분 한 사람의 행동은 반복된 습관의 산물이기도 하다. 반복되고 반복된 습관이 한 사람의 사고방식, 말, 행위를 지배하기도 한다. 습관화된 행위는 매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잠재의식적 수준에서까지 각인이 되어 본능적으로 반사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작동될 것이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시스템 1 모드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드에선 좀처럼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외부의 행위에 끌려 다니게 되곤 한다.


뭄바이 어느 날. 기차표를 구매할 일이 생겼다. 표를 구매하고, 자연스레 옷 주머니에 꾸겨 넣었다. 당시, 바지 주머니 두 개, 그리고 상위 티셔츠 주머니 두 개, 총 네 개의 주머니를 사용하였다. 거의 습관적으로 반사자동적으로 아무 곳에나 기차표를 쑤셔 넣었다.


기차표를 어디에 넣었는지도 모른 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도시화된 인도의 경제 도시인 뭄바이를 만끽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티켓을 다시 꺼낼 일이 생겼다. 습관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티켓을 찾으려 하였다. 그런데, 티켓을 제대로 찾지 못하였다. 주머니 속엔 티켓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버리지 않고 남겨 둔 다른 기차표들과 함께 섞여 있었다. 이미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필요 없던 기차표였다. 버리는 것을 깜빡하고 주머니 속에 그대로 보관을 하고 있던 것이다.


사실은 그렇게 특별할 일도 아니었다. 그냥 지나쳐 버리면 될 사소한 일이었다. 평소에도 얼마나 많이 쌓고 쌓아두고 있었던가. 그러나, 희한하게도 그날따라 유독 섞이고 섞인 쌓이고 쌓인 기차표가 마음을 대변한다고 느꼈다. 추후 이메일 계정을 열어보았다. 읽지도 않은 이메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쌓고 쌓는 습관이 전반적인 행위와 활동에 잠재의식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던 것.


잘 채울 줄은 알지만, 잘 비우지는 못하는 것. 잘 넣는 줄은 알지만, 잘 내보내지는 못하는 것. 계속 채우고 넣기만 하다 보니, 계속해서 쌓여만 갔던 것이다. 그제야 다시 한번 비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불필요한 티켓을 모두 비우고 나니, 드디어 필요한 티켓을 잘 찾을 수 있었다. 불필요한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난 후에야, 좀 더 명확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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