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은 한다지만
퍼넴역에 도착하였다. 고아 아람볼 해변과 가까운 기차역이다. 그래서 무작정 표를 구매하고 기차에 올라탔던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너무나 한적한 곳이었다. 기차역 주변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10분 정도 길을 걸어 나가서야 차도로가 보였다. 일단 근처에 내리면 가는 방법이 있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잠시 어안이 벙벙하였다.
‘아람볼 해변까지 가는 여정이 녹록지 않구나.’
그렇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가긴 가야 했다. 다만 어떻게 가야 하는지 잘 몰랐을 뿐. 다행이라면 혼자는 아니었다는 점. 무엇보다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주변 인도인들에게 물어보니, 우선은 맙사에 가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일부 인도인들을 따라 버스를 타고 맙사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주변 현지인에게 또 아람볼 해변에 가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버스를 타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또 버스를 탔다. 그리고 30분 정도를 지나니 어딘가에서 내렸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끝이 아니었다. 또 걸어서 20분 정도 걸어가야 했다. 결국 주변 현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지도를 보면서, 걷고 걸어서 아람볼 해변 중심가에 도착하였다.
퍼넴역에 도착하였을 때는 매우 난감하고 불안했는데, 막상 와보니 별 것 없었다. 여러 차례 경유를 해야 했고 가는 도중에 유혹도 있었지만 목적지에 도착을 하였다. 아람볼 해변이라는 목적지가 확실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곳저곳 방황을 하며 살아간다. 목적지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없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또 살다 보면 어느새 바쁜 생활로 잊고 지내곤 한다. 그리고 잊혀질 만하면 다시 떠오르고, 다시 생각날 것 같으면 또 잊혀지고, 반복의 연속이다. 아람볼 해변에 도달하려고 했던 명확한 목표를 기반으로 그곳에 결국에는 도착했던 것처럼, 삶에도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다면 분명히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목표는 또 다른 장애요소이기도 하다. 목표는 미래의 예상 결과이며, 그 결과 결과에 집착하게 되기도 한다. 목표 위주의 삶에서는 현재 순간이 아니라 가상으로 설정된 미래에 살게 되기 쉬울 것이다. 과정도 중요하다. 류시화 작가의 저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에서, ‘모든 과정 순간순간이 목적지’라는 말은 매 순간순간 현재 주어진 삶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사실, 아람볼 해변이라는 목적지에 집착한 나머지 그 과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였다. 그 순간순간 소중했을 경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였던 것이다. 결국에 도착은 하지만 공허한 기분이 들게 되는 이유였을 것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빠르게 달려와서 목적지에 도착하였지만 공허함이 남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했던 것.
또한, 여행지에서 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해서 그것이 끝은 아니다. 한 곳에 머물다 또다시 다른 목적지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