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반딧불이 보일 때는, 어두울 때이다.
인도 대륙의 눈물이라고도 일컫는 스리랑카는 조그마한 섬나라다. 인도와 비슷한 것 같지만 문화는 조금 다르다. 스리랑카의 주요 종교는 불교.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는 사뭇 다른 종교적 유산이다. 물론 힌두교와 불교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힌두교의 주요 삼신 중 하나인 비슈누의 9번째 환생을 불교의 붓다로 인정한다.
스리랑카 한 명상 센터에서 명상을 하였다. 명상 수행에 집중하던 어느 날 어두운 밤 중, 갑자기 전기가 나가는 일이 발생하였다. 당시, 스리랑카는 외환고에 시달리던 때라, 전기 공급이 잘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밤에 전기가 나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전기 불빛이 나갈 때면, 반딧불의 빛이 보이곤 했다. 꼭, 전깃불이 나갈 때만 반딧불이 보이곤 했다. 이미 환할 때는, 반딧불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반딧불이 드러날 때는, 어두울 때이다.
이미 충분히 환하다면, 그 빛은 잘 보이지 않으리.
흥미로운 점이라면, 반딧불은 대게 개별적으로 불빛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딧불은 동시에 한꺼번에 깜박거린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동시에 함께 깜박거린다. 하늘에 보이는 수많은 별들이 코 앞에 깜빡 거리는 것처럼, 동시에 불빛을 드러낸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동조화 혹은 동조화 현상이라 한다. 물리학자 스티븐 스트로가츠에 의해 소개되었다. 말레이시아 망그로브숲에서는 매일밤 셀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반딧불이 동시에 불빛을 드러낸다고 한다. 조금씩 제각각 불빛을 드러내다 동일하게 맞추어진다는 것.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반딧불을 조율하는 것 마냥 말이다.
마침내, 그 수행처에서는 각각 수행자들에게 손전등이 주어졌다. 어떠한 수행자는 작은 손전등이 어떠한 수행자에게는 큰 손전등이 주어졌다. 어떠한 빛은 충분히 밝아서 넓게 빛을 밝혀 준다. 어떠한 빛은 너무 희미해서 주변만 가까스로 비추어 줄 뿐이었다. 아무렴 어떤가. 빛으로 인해서 밝혀 나아 간다면.
수행자들이 어두울 때 밝혔던 손전등 역시 동시에 깜박거리는 반딧불 그리고 저 하늘에 동시에 빛나는 별들과 같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