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더라

by 강가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곤 한다. 매우 적막한 어둠 속을 지나야 곧 태양의 빛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것. 하지만 동이 트기 전에 포기를 하곤 한다. 힘든 역경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곤 한다. 방향을 틀어 상황을 회피하고 포기하게 된다. 니체는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지만 실전에선 종종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호주를 방문했던 가장 큰 목적은 요가 디플로마 코스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학원 규모의 사설 학원에서 진행되는 1년 요가 디플로마 코스를 4개월 정도 참여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4개월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학생비자가 발급되고 나서 호주에 온 것이 아니라 우선은 관광비자로 입국을 하고 학생비자를 신청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학생비자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 동안,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한달 임대 월세가 100만원 가까이 되는 호주의 비싼 물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왔지만 시간이 흐르고 통장의 잔고는 줄어들면서 걱정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학생비자 없이 호주에서 일을 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렇게 하여, 결단을 내렸다. 호주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기로. 물가가 훨씬 더 저렴한 인도나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배움을 지속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1년의 디플로마 코스를 마치기도 전에 호주를 떠났다. 호주에 입국한지 약 4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호주 부족 직업군 리스트에 요가 강사가 포함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요가 강사로 비자를 받게 됨이 더 수월해 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잠시 동안의 힘든 상황을 묵묵히 참고 요가 디플로마 코스를 완수 하였다면 어떠한 결과로 이어졌을까? 물론,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지만 말이다. 적어도 요가 강사로 호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높았을 것이었다. 그 전보다 더 말이다.


이 경험은 사실 단순히 한 사례만을 드러낸 것이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다. 매우 수 많은 작은 형상이 큰 형상을 드러내는 프랙탈처럼,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을 회피하고 도망가려 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잘 대변하는 경험이었다.


힘든 상황이 닥치면 피하려고 보곤 한다. 상황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회피하고 멀리 떨어지려고 하는 것이었다.


돌아보면 가장 힘들 때가 가장 좋은 기회의 순간이기도 한 것 같다. 위기라는 단어에는 위험과 기회를 모두 포용하는 것처럼. 위험이라는 가장 속 기회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일 수도.


그리고 그렇게 호주를 떠난 이후로는, 싸우스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오스트렐리아로 되 묻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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