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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연 Feb 19. 2022

5. 핸디캡을 낮추기 위한 연습과 레슨(Ⅱ)

 ■ 공이 안 맞는 마지막 이유 

 

  조정민 목사가 한 말씀 중에 골프와 딱 맞는 공감 가는 이야기가 있어 이를 인용한다. 

  “기억한다고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고, 경험했다고 바르게 아는 것이 아닙니다. 내 기억과 내경험에 내가 가장 잘 속습니다(조정민, 고난이 선물이다, 두란노서원 2019, p.133.).”

  골프와 관련되어 한 말은 아니지만, 연습을 하지 않으면 내 기억과 내경험에 내가 가장 잘 속는 것이 골프라는 것을 콕 집어서 이야기한 것 같다. 


  골프 라운딩을 하면 공이 맞지 않는 이유가 108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혹자는 이를 백팔번뇌(百八煩惱)라고 한다. 안친 지가 오래되어, 전날 과음을 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업무 스트레스로, 등산 다녀와서, 아침을 못 먹어서, 어깨 통증으로, 전화 벨소리 등 공이 맞지 않는 핑곗거리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108번째 공이 안 맞는 이유는 ‘오늘 왜 이렇게 공이 안 맞지?’이다. 사실 공이 맞지 않는 모든 원인의 첫 번째는 연습이 부족해서이다. 


  골프는 연습이 필요하다. 골프는 반복학습으로 근육을 기억하도록 훈련해야 비로소 정상적인 임팩트가 가능한 운동이다(골프한국 2022.2.15.).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근육은 3일을 연습하지 않으면 그동안 익혀 놓았던 루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연습장에서 연습을 한다는 것은 루틴을 유지하거나 보다 나은 루틴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타이프를 잘 친다는 것은 평상시 타자기 건반에 정확히 각각의 손가락이 가는 것을 미리 연습해놓는 것이다. 내일 타자 자격증 시험이 있다고 오늘만 열심히 타이프 연습을 한다는 것은 다소 도움은 될 수 있으나 지속적인 실력이라고는 평가할 수는 없다. 그래서 평상시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루틴을 정확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 라운딩을 간다고 혼자 열심히 연습장에서 그물 ‘망을 치고’ 가면 실전에서 ‘망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내일 라운딩을 위해 오늘 연습장에 와서 연습을 한다 해서 스윙 루틴이나 샷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그동안 연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마음의 위안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또한 혼자서 지속적으로 연습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게 근육을 단단히 하는 역기 운동과 같을 수도 있다. 잘못된 스윙 루틴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습관을 고착시키는 근육운동만 지속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의 어원은 ‘~마추기 려워’에서 나왔다고 나는 늘 이야기한다. 공을 정확히 맞추는 빈도를 높여야 핸디캡을 줄일 수 있다. 공을 정확히 잘 맞춘다는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오직 연습뿐이다. 근육에 연습한 내용을 숙지시켜야 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지식을 머리에 숙지시켜놓듯이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연습을 통해 근육에 스윙 루틴을 숙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연습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기부여 이론 중에 스키너B. F. Skinner의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이 있다. 유쾌한 자극을 주면 그 자극과 관련된 반응이 빈번해지고, 불쾌한 자극을 주면 관련된 반응이 감소하거나 소멸하게 된다는 이론이다(네이버 지식백과 2022.2.13)강화이론은 강화가 행동을 조작화한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개인이 어떤 행동을 취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집중한다. 그러므로 강화는 행동을 강하게 하고 행동이 반복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골프에서 강화라는 것은 연습을 의미하며  연습을 통해 정타를 맞추는 유쾌한 자극이 동일한 행동의 반복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명품과 짝퉁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겉모양은 비슷한데 세부적으로 자세히 보면 짝퉁은 소홀함이 드러난다. 내가 가진 명품을 자세히 보면 열쇠, 고리, 박음질, 문양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비전문가인 나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 골프 스윙에도 명품과 짝퉁이 있다. 스윙 모양이 동영상 흉내를 내기는 하는데 거리가 나지 않거나 방향이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을 한다. 제대로 하체를 동반한 스윙이 되지를 않고 상체 중심의 짝퉁 스윙이 되어 손목이나 팔을 과도하게 쓰면서 거리도 나지 않고 방향 역시 일정하지 않게 된다. 명품 스윙과 짝퉁 스윙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습밖에 없다. 

골프를 잘 치기위해서는 몸이 녹슬지 않게 연습을 계속하라는 것이 5계 명의 첫 번째이다.

 ■ 레슨은 받아야 하는가


  필자의 구력이 4년 정도 되는 시점에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여러 가지 여건상 그동안 연습장에 나가거나 레슨을 받을 수가 없었다. 자전거 1년 안 탔다고 못 타는 것은 아니잖아 하는 생각으로 대충 맞겠지 하면서 명랑 골프를 치는 동안 몸에 편하도록 변형된 스윙이 굳어져버려 제대로 맞지가 않았다. 마침내 문제가 있다고 인식을 하고 샷을 수정하러 연습장에 등록을 하였다. 30대 후반의 젊은 코치가 스윙을 교정해 주는 레슨을 하였는데 결국 얼마 가지 못해서 레슨을 그만두었다. 

  “허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백스윙 탑이 플랫 합니다.”

  현상만 이야기하고 유연성 혹은 체력을 고려한 지도나 개선 방법에 대한 처방이 명확하지 못한 듯해서 레슨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고 질문을 해도 답변하는 설명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었다. 가르치고 배우는데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사실 레슨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골퍼 중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레슨을 받는 사람과 받지 않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레슨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이 레슨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스윙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골프레슨을 받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전에 좋지 않은 경험이 있거나 레슨을 다시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는 대다수 서로 간의 소통 부재이거나 레슨프로가 수강생이 실행할 수 없는 종합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에 일어난다(J. Laurentino, The Negotiable Golf Swing 2008, pp.191-196.). 아마도 나는 처음 배울 때 레슨이나 중간에 교정을 위한 레슨에서 좋지 않은 경험으로 인해 레슨에 대한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골프레슨을 받기로 한 골퍼들의 경우 어떤 레슨 프로를 선택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실제로 레슨 지도자를 만나기 전에 구전으로 잘 가르치는 사람을 찾는 것이 간혹 요긴하다. 레슨 받은 적이 있는 골퍼와 이야기하거나, 내가 찾는 유형의 코치가 누구 인지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다르듯이 가르치는 철학이나 방법이 다 다르다. 이런 이유로 한 지도자를 선택하지 못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다른 지도자를 찾는 경우가 있다.

  유명한 선수들도 스윙코치를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고 나서 몇 년간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2021년 시즌 최고의 해를 보낸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미국의 넬리 코르다Nelly Korda도 그해 11월에 스윙 코치를 제이미 멀리건Jamie Mulligan으로 바꾸었다. 코르다는 “자신의 스윙에 대해 스스로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도를 받고 기댈 사람을 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라고 했다(서울경제 2021.11.18.).


  학습에 있어 '소크라테스Socrates 방법'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대화에서 사용한 교수법으로 문답을 주고받는 가운데 상대의 막연하고 불확실한 지식을 스스로의 힘으로 참되고 바른 개념으로 이끌어 내도록 하는 방법이다(네이버 국어사전 2022.2.15.).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대화 형식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을 말한다. 레슨이라는 것은 두 사람 간의 의사소통이지 선생이 말하는 것을 학생이 듣고 일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은 아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골퍼에게 변화를 주는 것이고, 수강생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게 해야 하고, 골프 스윙에 대한 수강생의 생각을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레슨 받는 입장에서는 모든 말과 지시를 그냥 따르지 말고 레슨프로에게 질문하고 내게 왜 이 동작을 요구하는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레슨프로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다른 방법으로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코치가 묻지 않더라도 얼마나 자주 필드에 나가는지, 핸디가 어느 정도인지, 연습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목표 스코어가 얼마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은 레슨 받는 당사자의 개인적인 목표와 그에 관련된 제반사항 즉, 신체적 조건, 재능, 시간, 재력 등 모든 상황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레슨과 관련하여 레슨프로에게 가장 좋아하는 골프 지침서나 책이 무엇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추천한 지침서나 책을 읽음으로써 레슨을 받을 때 그의 이론이나 접근방식에 대해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 이론을 통하여 레슨프로와의 상호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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