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문제를 감추고 싶어 할까?
문제 해결을 하는 방법 중,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문제의 해결은 시작된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 조직이 있다. 바로 공무원 사회이다.
보통, 사건의 은폐를 생각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대를 떠올린다. 성인 남성들의 경우 군 생활을 하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보수적인 조직의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하는지 말이다. 군대 간부들 대부분은 문제를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 처리 방식은 공무원 조직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공무원 조직은, 조직에 아무 위하감 없이 섞여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해, 내 생각에는, 문제를 만들지 않는 사람, 문제를 봐도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이 공무원 조직에서의 인재상이다.
왜 그럴까?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아마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난 그 원인 중 하나를 승진 때문이라 생각한다.
경제적 보상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공무원들은 보통 승진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승진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고, 개인의 능력이 몹시 빼어난 경우를 제외하면 연공서열에 따라 차례대로 승진을 시켜주게 된다.
가정을 해 보자, 당신은 한 부서의 부서장으로 일하고 있고, 10년간 근무를 해 왔다. 그리고 이번 해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자동으로 승진을 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본인의 부서에서 한 중간관리자의 갑질•성희롱 이슈가 터진다. 그러면 부서장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이라면 공감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중대장은 진급을 앞둔 중대장이다. 진급을 앞둔 중대장의 눈에는 뵈는 것이 없다. 부대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좋게 좋게 넘어가고 싶어 한다. 상급기관으로 보고가 가는 것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 한다.
부서장의 마음 또한 똑같다. 내가 어떻게 버텨서 승진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를 만들기 싫다. 그렇기에 최대한 상급기관 보고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문제를 처리하려 한다. 그렇기에 최대한 피해자를 회유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려 한다. 부서장은 승진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은폐 의혹이 나와 논란이 되는 과정들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어찌해서든 문제를 가려보려다가, 언론이나 폭로 형태로 세간에 사건이 알려지면, 그제야 부랴부랴 수습을 한다.
이는 어쩌면 공무원 조직의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보통 공무원은 ‘철밥통’이라 불리며 안정적인 직장으로 분류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만큼,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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