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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사람 Aug 09. 2024

직장 내 괴롭힘과 학교 왕따 문화의 공통점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사람들

여러 직장 내 괴롭힘을 보았다.


누군가에게만 계속해서 부당한 업무 지시를 하는 상사도 보았고, 해결할 수 없는 과제만을 주고, 제대로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면 강하게 질책하는 사람도 있었다. 혹은, 별별 꼬투리를 잡아하는 일마다 제대로 진행되지 않게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모종의 이유로, 상사는 이들을 미워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서였건, 혹은 본인보다 능력이나 다른 부분이 뛰어나 질투가 나는 이유에서였건 말이다.


피해자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는 다양했고, 동료들은 항상 이들을 방관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나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


이런 현상들은 마치 학창 시절의 ‘왕따 문화’와도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리지 않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https://brunch.co.kr/@8175b7bc63fe4a5/60

https://brunch.co.kr/@8175b7bc63fe4a5/61


위의 유형과도 같은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나도 잘리지 않지만 상대방도 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공무원 사회에서 한번 찍히면 평생 간다. 쉽게 말하면, 입직 초반에 상사에게 한번 찍히면, 적어도 30년은 간다는 소리이다.


심지어 승진도 대게는 연공서열에 따라 시키기 때문에, 한번 상사는 영원한 상사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조직에서 개성을 뽐내며, 팡팡 튀라는 말은, 그냥 직장생활 그만하라는 말과도 같다. 내가 입직해서 보는 사람은, 적어도 앞으로 20년 30년은 더 봐야 할 사람이다.


이런 조직에서, 모종의 이유로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동료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당신은 동료를 위해 싸워줄 수 있을까? 비겁한 변명이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학창 시절, 나는 그렇게 좋은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학급 내에서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어도, 항상 선생님들은 모른 척, 혹은 무시를 해 왔다. 그리고 이들도 공무원이었다. 친구들도 같은 왕따로 몰릴까 봐 이들과는 거리를 두었다. 어쩌다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가 친한 척이라도 하려고 하면 화를 내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다가, 이 사실을 교육청에 제보하거나, 학부모가 와서 항의를 하면, 그제야 교사는 “왜 선생님한테 먼저 말하지 않았니”와 같은 말을 하며 잘못을 피해 학생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문제는 일사천리로 해결되었다. 내가 경험했던 학교는 그런 곳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중간관리자에 해당하는 상사가 불합리한 이유로 부하 직원을 괴롭힐 때, 부서장은 보통 무시 혹은 모른 척을 한다.


괜히 갈등 사이에 적극적으로 껴들어서 해결하려고 해 봤자, 본인에게 오는 커다란 이득이 없다. 어찌어찌 2년 정도만 유야무야 잘 덮어두다가 본인은 다른 부서로 떠나면 그만이다.


동료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괜히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 편을 들다가 본인도 똑같이 찍혀버릴까 봐 걱정된다. 적당히 괴롭힘 당하는 동료와는 거리를 둔다.


결국, 괴롭힘 피해자는 단체로부터 고립돼버리고 만다.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휴직을 하거나, 조직을 떠나는 것 밖에 없다. 심각한 경우에는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혹, 용기 있는 누군가는 맞받아치거나, 상급 기관 또는 외부 기관에 제보 또는 고발해 버린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모든 문제가 일사천리로 해결된다. 학교에서의 사례와 무서울 정도로 비슷하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은 그대로인 채, 몸만 커버린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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