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사람 Aug 23. 2024

워라밸 꿈꾼다면 공무원 하지 마세요

모두의 착각

공무원이 사기업보다 워라밸이 더 좋을까?


회사마다 다르고, 부서별로 다르겠지만, 나는 보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바로 당신이 워라밸을 꿈꾸며 공무원 조직에 들어온다면 100% 후회할 것이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워라밸이 좋은 공무원도 있지만, 좋지 않은 공무원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일단 당신이 지방직으로 발령받게 된다면 ‘비상근무’에 동원되어야 한다.


비상근무가 무엇이냐, 비상사태가 예상될 때, 혹은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근무시간 외에 공무원을 출근지로 출근시켜 동원하는 것이다.


좀 더 와닿게 설명하면, 당신은 퇴근하여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내린다. 호우경보가 발령된다.


머지않아 전화가 울린다. 밤 열두 시다. 호우 상황으로 인해 사무실로 출근해 대기하라고 한다. 안 가면 어떻게 되느냐? 이건 국가가 공무원에게 내리는 명령이다. 거부할 수 없다.


사무실까지의 거리는 한 시간, 대중교통은 끊긴 지 오래이다. 하는 수 없이 어렵게 택시를 잡고 사무실로 간다. 그리고 호우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계속 근무를 서야 한다. 사무실 근무면 다행이다. 재수가 없다면 우비를 입고 나가 양수기로 물을 빼거나 양동이로 물을 날라야 할지도 모른다.


일곱 시쯤 호우경보가 해제된다. 그러면 퇴근할 수 있냐고? 그건 모른다. 부서의 사정에 따라 밤을 꼴딱 세고 계속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비만 오면 다행이지, 생각보다 대한민국엔 날씨와 관련된 재난이 많이 발생한다. 폭염, 폭설, 폭풍우 등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공무원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고 있든 동원된다. 설령 그것이 새벽 두 시라도 말이다. 새벽 두 시, 세시에도 비상근무 전화가 오면 자다가도 달려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비상근무만 있다면 그건 다행이다. 주말출근도 있다.


생각보다 주말에는 많은 사건 사고가 터진다. 만약 당신이 지자체에서 자연재난을 담당한다고 하자, 그리고 갑자기 어느 지역에서 산사태가 터졌다고 한다.


그럼 누구를 가장 먼저 찾겠는가? 바로 산사태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아, 만약 배 째라 하고 안 가면 어떻게 되냐고? 그러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고발할 근거는 차고도 넘친다.


아니 내가 산사태를 낸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말에 출근을 안 하면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공무원이니깐.


극단적인 예시를 든 것이 아니다. 코로나 때는 코로나 지원 때문에, 잼버리는 잼버리 때문에, 폭염은 또 폭염 때문에 정말 갖가지 이유로 공무원은 비상근무에, 주말근무에 동원된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공무원은 9to6로 묘사하지만, 이런 워라밸을 즐기는 공무원은 극히 일부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워라밸을 찾아온 공무원들은 이런 현실에 좌절하고는 한다.


그러니, 워라밸만을 보고 공무원을 하려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다. 그러기엔 당신의 수험생활과 인생이 너무 아까우니깐.


https://brunch.co.kr/magazine/yuldiar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