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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사람 Aug 06. 2024

공무원들이 속 터지게 일하는 이유

사기업과 국가기관 둘 다 다녀본 후기

나는 사기업에서도, 국가기관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그리고 두 개의 조직은 확연히 다르다.


월급, 안정성, 근무환경 등 여러 부분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아마 조직문화인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을 돌아봤을 때, 사기업의 조직 문화는 공기관보다 훨씬 유연하고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신규 사업을 벌인다고 하자.


그러면 사기업의 경우 4명이라면 1명은 파트장을 맡고, 2명은 사업을 담당해 추진하고, 1명은 사업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


공무원 조직의 경우에는 어떨까? 공무원 조직의 경우, 인원이 10명이면,


기관장과 부기관장이 있다.(2명) 그리고 이들을 의전해주어야하는 의전비서관이 필요하다.(2명)

=> 총 4명


그리고 사업기획사무관, 사업담당사무관, 대외협력사무관(3명)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민협력사업소통사무관(개방형 직위, 민간인이 옴)도 빼놓을 수 없다.

=> 총 4명


그리고 나머지 4명 중 2명은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 총 2명


즉, 실무자는 2명, 나머지 인원 8명으로 사업팀이 구성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외부 인원들로 구성된 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해당 위원회에서 지적을 받지 않고 안건 통과를 위해 사업의 구성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사업의 결과보다는 위원회의 통과가 훨씬 중요하다.


중간중간에 의회에서 지적도 한다. 지적사항이 생기면 또 소명자료를 만들어 소명하러 의회에 출석해야 한다. 당연히 해당 보고가 사업보다 더 중요하다.


사업 담당 공무원들은 또, 순환근무로 인해 전문성이 낮다. 사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업에 있어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래도 고생고생해 가며 어찌어찌 사업을 완수해 낸다. 그럼 승진은 누가 하는가? 모든 실무를 담당하는 사업담당 공무원인가? 틀렸다.


승진은 또 의전담당 공무원의 차지가 된다. 원래 높은 사람 옆에서 일하는 사람이 제일 빨리 승진한다.


사업 담당 공무원은 힘이 빠진다. 그리고, 이 공무원은 배우게 된다.


공무원 조직에서 일 잘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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