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픈(-), 앤대시(–), 엠대시(—)

엠대시는 꺾는 부호이다.

by 김희곤

문장에서 하이픈(-), 앤대시(–), 엠대시(—)는 모양만 비슷할 뿐, 기능은 분명히 다르다. 간단히 말하면 하이픈은 말을 묶는 데 쓰이고, 앤대시는 범위나 관계를 잇는 데 쓰이며, 엠대시는 문장 흐름을 꺾거나 끼워 넣는 데 쓰인다.


먼저 하이픈(-)은 단어와 단어를 결합해 하나의 복합 표현처럼 보이게 하는 부호이다. 한국어에서는 영어처럼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외래어 결합이나 임시적 조합을 나타낼 때 기능이 분명하다. 이를테면 ‘한-미 동맹’, ‘중-장기 계획’, ‘비대면-대면 혼합 수업’ 같은 표현이 그렇다. 하이픈은 문장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앞말과 뒷말을 하나의 묶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으로 앤대시(–)는 범위, 기간, 그리고 대등한 두 항 사이의 관계를 나타낼 때 쓰인다. 예를 들면 ‘2024–2026년’, ‘10–15쪽’, ‘서울–부산 구간’ 같은 표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때 앤대시는 ‘부터–까지’ 또는 ‘A와 B 사이’라는 뜻을 드러낸다. ‘3–5일’은 ‘3일에서 5일 사이’를 뜻하고, ‘서울–부산 노선’은 두 도시를 잇는 노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엠대시(—)는 이 셋 가운데 가장 문장적인 부호이다. 문장 속에 설명을 끼워 넣거나, 생각의 흐름을 갑자기 꺾거나, 뒤에 오는 말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그는 끝내 오지 않았다—아무 연락도 없이’, ‘나는 그 사실을 믿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내게 남은 것은 하나였다—침묵’ 같은 문장이 그 예이다. 엠대시는 쉼표보다 강하고 마침표보다 약한 멈춤을 만든다. 독자의 시선을 잠시 멈추게 한 뒤, 뒤따르는 말을 더 선명하게 부각하는 효과를 낸다.


이 셋의 차이는 연결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따져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단어와 단어를 묶는다면 하이픈이다. 기간이나 거리처럼 범위를 나타내거나, 서울과 부산처럼 대등한 두 항의 관계를 잇는다면 앤대시이다. 문장 흐름 자체를 꺾거나 삽입 설명을 넣는다면 엠대시이다.


실제로 가장 흔한 오류는 하이픈 하나로 세 기능을 모두 처리하는 것이다. ‘그는 늦었다 - 늘 그랬듯이 - 오늘도’처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하이픈의 기능이 아니라 엠대시의 기능이다. 정확하게 쓰려면 ‘그는 늦었다—늘 그랬듯이—오늘도’라고 해야 한다. ‘10-20쪽’이라고 적는 경우도 흔하지만, 범위를 표시하는 자리이므로 ‘10–20쪽’이 더 정확하다.


즉 하이픈은 묶는 부호이고, 앤대시는 잇는 부호이며, 엠대시는 꺾는 부호이다. 하이픈은 단어 차원에서 기능하고, 앤대시는 범위와 관계를 드러내며, 엠대시는 문장 전체의 호흡과 강조를 조절한다. 다만 실제 한국어 글쓰기에서는 이 셋이 엄밀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엠대시는 번역투나 과장된 문체처럼 보일 위험도 있다. 기능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쉼표나 괄호, 콜론, 문장 분리와 비교해 가장 자연스러운 형식을 선택하는 감각이 함께 필요하다.


영어 예문을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하이픈

He is a well-known historian.

여기서 well-known은 하나의 복합 형용사다.


앤대쉬

The Seoul–Busan line is crowded this weekend.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독립 항을 잇는 관계다.


엠대쉬

He finally told the truth—or part of it.

문장이 중간에서 꺾이며 보충·수정이 들어간다.


영문학도들이 잘 쓰긴 하는데 특히 요즘은 엠대시를 쓰는 것조차, 자칫 AI가 쓴 문장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워질 때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만인을 상대하는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