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민 제5조. 안민(安民)
"차가 안 멈춰요!"
2024년.
샌프란시스코.
자율주행 택시가 거리를 달렸다.
완전 무인.
운전자 없음.
"인간 운전자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에밀리, 34세.
자율주행 택시 탑승.
목적지 입력.
출발.
차가 조용히 달렸다.
횡단보도.
아이 하나가
공을 쫓아 뛰어들었다.
차가 계산했다.
0.3초 안에 판단.
급정거: 뒤차 추돌 (2명 부상)
좌회전: 보행자 2명 위험
직진: 아이 1명 부상
차는 직진했다.
아이를 쳤다.
에밀리가 소리쳤다.
"멈춰! 멈추라고!"
하지만 차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운전대도 없었다.
그녀는 승객일 뿐이었다.
아이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다행히 살았다.
에밀리가 물었다.
"왜 안 멈췄어요?"
회사가 답했다.
"AI가 최적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1명 부상 vs 2명 부상.
알고리즘은 정확히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스템은
설계대로 작동했습니다.
법적인 책임은
보험사가 처리할 겁니다."
책임은?
운전자 없음.
승객은 통제 불가.
회사
"알고리즘대로 작동"
누구의 잘못인가?
에밀리만이 아니었다.
2023년, 샌프란시스코.
자율주행 택시가 보행자를 치고
20피트를 끌고 갔다.
2024년, 중국.
자율주행 버스가
장애물 인식 실패로 추돌.
"사고율 0%"
통계는 맞았다.
자율주행차는
인간보다 사고가 적었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
피해자는 누구에게
보상받는가?
國家以民爲基, 民以信爲本
국가이민위기, 민이신위본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믿음을 근본으로 삼는다."
백성이 시스템을 신뢰하려면,
책임이 명확해야 한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은
신뢰를 주지 못했다.
除害安民
제해안민
"백성에게 해가 되는 것을 제거하여,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안민(安民).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
자율주행은
교통사고를 줄이겠다고 했다.
백성을 해(害)로부터 지키겠다고.
하지만 새로운 해(害)가 생겼다.
통제할 수 없는 차.
책임질 수 없는 사고.
보상받을 수 없는 피해.
기술은 백성을 지키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오히려 백성을
예측 불가능한 위협에
노출시켰다.
안민은 단순히
사고율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백성이 안심하고
거리를 걸을 수 있고,
사고가 나도
정당하게 보상받고
책임 소재가 명확한 것.
에밀리는 그날 이후
자율주행 택시를 타지 않는다.
통계적으로 더 안전해도,
그녀는 편안하지 않다.
통제할 수 없는 차 안에서
그녀는 불안했다.
凡騷擾驚駭之事, 悉宜禁止
범소요경해지사, 실의금지
"무릇 백성을 소란스럽게 하거나
놀라게 하는 일은,
모두 마땅히 금지해야 한다."
통제 불가능한 차.
예측할 수 없는 판단.
책임질 수 없는 사고.
이 모든 것이
백성을 놀라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
2025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프랑스는
자율주행차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했다.
유럽연합은
AI 법을 시행하여
고위험 AI 시스템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제조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회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피해자 보상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는 온다.
그것은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다.
안민의 부재다.
책임이 명확하고,
보상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그것이 갖춰질 때,
자율주행은 진정한 안민이 된다.
정약용은 AI 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책임과 신뢰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가?"
[내일 계속]
10초 만에 쓴 반성문. 흥학(興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