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제4부. 애민(愛民)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애민 6조를 통해
6명의 백성을 만났다.
하와이의 존.
불타는 마을에서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소피아.
시간당 2달러를 받으며 AI를 가르쳤다.
서울의 김씨.
딥페이크 머스크에게 노후 자금을 잃었다.
뉴욕의 제임스.
알고리즘 점수가 낮아 응급실에서 밀려났다.
샌프란시스코의 에밀리.
멈추지 않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공포를 느꼈다.
학교의 철수.
10초 만에 반성문을 썼지만 반성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AI 시스템은 무엇이었는가.
예측 모델.
효율적 플랫폼.
최적화 알고리즘.
교육 도구.
AI 목민관의 성적표는 화려했다.
속도: A+
비용 절감: A+
효율성: A+
정확도: A+
데이터상으로는 완벽했다.
오류는 없었다.
하지만.
존은 가족을 잃을 뻔했고,
소피아는 가난했으며,
김씨는 절망했다.
제임스는 숨을 거뒀고,
에밀리는 공포에 떨었고,
철수의 영혼은 비어버렸다.
시스템은 성공했으나,
사람은 실패했다.
왜일까.
AI에게는 데이터가 있었다.
좌표, 통장 잔고, 의료 기록, 확률 통계.
하지만 AI에게 없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아파하는 마음.
사이렌이 멈췄을 때 대신 소리칠 마음.
노동자의 땀에 제값을 쳐줄 마음.
속임수로부터 약자를 지킬 마음.
가난한 환자를 먼저 살필 마음.
승객의 불안을 헤아릴 마음.
아이의 기질을 변화시킬 마음.
그 마음은 데이터로 계산할 수 없다.
알고리즘에 코딩할 수 없다.
정약용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단 한 문장으로 목민(牧民)을 정의했다.
牧民之職, 其在愛民也
목민지직, 기재애민야
"목민관의 직분은,
그저 백성을 사랑하는 데 있을 뿐이다."
애민(愛民).
그것은 감상적인 낭만이 아니다.
시스템의 결함을 메우는 최후의 보루이자,
기술이 사람을 향하게 하는
유일한 나침반이다.
사랑이 없는 시스템은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폭력이다.
사랑이 빠진 기술은
아무리 정교해도 흉기다.
AI 목민관은 지금까지
'처리'했다.
'관리'했고,
'계산'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것이 6명의 백성이
눈물을 흘린 이유다.
200년 전의 정약용이
21세기의 AI에게
묻는다.
"너에게는 수조 개의 데이터가 있지만,
단 한 방울의 피와 눈물이 있는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너의 그 뛰어난 지능으로
도대체 무엇을 하려 하는가?"
[내일 계속]
파리의 원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