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9(WED)
얘들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어? 나는 오늘 체력검정을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서 아주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왔어:) 너희들에게도 오늘의 하루의 벅찬 감정을 이야기할 생각에 설레ㅎㅎ
오전에는 그동안 계속 연습하던 체력검정을 하는 날이었어. 보통 체력검정은 군생활 중에 한번만 하면 되서 나는 작년에 이미 끝내두었었는데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에는 체력검정에서 특급체력은 받으면 휴가를 준다고 하는거야! 작년에도 열심히 연습해서 특급을 받았는데 휴가를 그때는 안 주었어서 올해 다시 도전해 보았지.
특급의 기준은 2분동안 팔굽혀펴기72개 이상, 2분동안 윗몸일으키기 86개 이상, 그리고 달리기 3km 를 12:30 안에 들어와야 해. 한 종목이라도 특급을 받지 못하면 특급병사가 될 수 없어. 사실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는 완벽한 자세로 하지는 않아도 어느정도는 봐주는 감이 있어서 웬만하면 다 되지만, 달리기는 봐줄수가 없어서 순전히 자신의 체력과의 싸움이야.
다행히 모든 항목에서 특급을 잘 받고 내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는 의미에서 메가커피도 한 잔 사서 중대로 왔어ㅎㅎ 딸기라떼를 처음 마셔봤는데 정말 맛있더라!! 너희때까지도 메가커피가 있다면(?) 딸기라떼를 꼭 마셔봐. 딸기 자체도 많이 들어있어서 상큼하고 좋았어.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체검하는 동안 잠시 대타를 뛰어주고 있어서 대기실에 가서 잠시 책을 읽다가 왔어. 요즘에는 <협상의 기술 1>을 다 읽어서 이어지는 <협상의 기술 2>를 읽고 있는데 역시나 조금 지루해서..ㅎ 조금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야. 내용을 보니 1권을 조금 더 보완해서 낸 책인 것 같아서 내용을 잊어버릴때쯤 다시 꺼내보려고.
오늘은 메르라는 작가의 <1%를 읽는 힘> 이라는 경제 및 투자 책에 대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주 재미있는 것 같아. 세계 경제를 보면서 어떤 곳에 투자를 해야할지와 여러 투자처들을 세밀하게 분석해주는 책인데 꽤 흥미로운 것 같아. 제목만 봐도 뭔가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 싶었는데 딱 맞아떨어졌지 뭐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는 저녁을 먹고 나서는 방금 우리 호실의 관물함을 다 빼내는 일을 했어..ㅜ 작년에 다른 호실들을 새 관물함으로 다 바꿀때 지금 내가 있는 호실만 안 바꿨었는데 갑자기 이제와서 바꾼다 해서.. 내일 오전에 올 새로운 관물함을 들이려고 있던 짐들을 다 빼놓느라 호실이 난장판이야… 거의 10년간? 있던 관물함을 빼니 먼지도 진짜 많더라구..ㅠ 사람사는게 왜이리 먼지가 나는지.. 그래도 어마어마하게 큰 관물함들을 중대원들이 다 같이 달라붙어서 꽤 빨리 2층에서 내릴 수 있었어. 조금 짜증나는거는 원래 있던 것보다 새 관물함이 더 후졌다는거야..ㅋㅋ 군대는 참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쓰는 집단이야..
바람 한점 없고 햋빛 쨍쨍한 아침, 멀리 아지랑이가 보이는듯한 쭉 펼쳐진 도로에 80명 가까이가 섰어. 제일 선두에 있던 나는 안 끝날듯한 길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어. "너는 오늘 너의 목표만 이루면 되는거야. 너의 목표는 11:50초야. 작년에는 11:59초가 나왔으니 10초정도만 줄이는게 내 목표야. 그렇게만 생각하고 이 레이스를 즐기자. 여기서 중요한 건 나는 이미 그 목표를 이룬 사람이라는거야. 내가 11:50초에 들어온 생각을 하니까 정말 기쁘다!"
"자, 3,2,1, 뛰세요!" 내 옆에 있던 다부진 몸을 가지고 누가봐도 마라톤을 했던 것 같은 사람이 서 있어. 몸풀때부터 쉽지 않아보이는 분. 시작하자마자 미친듯한 총알처럼 앞으로 나아가버리네. "헉, 저 정도 스피드는 처음 본다..!" 나도 자연스레 같이 따라가려하다보니 페이스가 빨라졌어. 그러다 느꼈지. "그래, 내 목표를 기억하자. 나는 내 목표만 기억하면 돼. 11:50초" 1Km 쯤 뛰어가니 그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더니 뒤로 사라졌어. 그 뒤로 끈기있는 사람들이 치고 올라오던 중 아는친구 상준이가 손을 흔들며 지나가네? 내 페이스가 조금 느린가 싶어 상준이만 보고 따라가는 나.
반환점에서 표를 받아야 하는데 나누어줘야 할 인원들이 차에서 폰을 하다가 늦게 내려서 지연이 있었어..ㅠ 나는 2번으로 받아서 괜찮았는데 먼저가던 상준이가 아쉬웠지... 내 표를 건네주려는데 "아냐아냐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하며 일단 뛰자는 상준이. 점차 조금씩 뒤로 멀어졌어. 물어보니 반환점에서 표를 제대로 못 받아서 멘탈이 나갔었데..ㅜㅜ
나는 다행히 표를 잘 받고 뛰는 중, 한 사람이 나를 앞질러 갔어. 56번 티셔츠. 아직도 기억해. 등뒤의 그 번호만 보고 뛰었거든. 1km 정도를 맨앞의 그 사람과 나만 뛰었어. 나는 정확히 똑같은 거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뒤따라갔지. 그렇게 700m 쯤 남았을 때, 나는 이대로는 또 다시 2등으로 마칠 수 없었어. 작년에도 너무 아쉽게 2등을 했었거든. 그때는 내 목표가 정확치도 않았고 내 미래의 모습에 감사하지도 않았지. 하지만 이번에는 정확했어. "나는 11:50초를 뛰는 사람이다."
이제는 남은 600m, 앞사람과 나는 지칠대로 지쳤고 이제는 정신력의 싸움이었어. 진짜 너무 힘들었어.. 뜨거운 태양빛 때문인지 뭔가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어. 그 순간, 나는 달리기가 인생이라고 생각했어. "그래, 내 인생도 이렇겠지. 너무 힘들고 당장 포기하고 싶고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죽겠구나 싶고. 하지만 이 선을 넘어야 해. 이 선만 넘으면 돼..!!" 그 즉시 내게 괴력가도 같은 힘이 솟아나기 시작했어. 곧바로 앞사람을 제치고 끝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어!
그렇게 나도 신기한 속도로 끝까지 달려들어왔지. 끝에는 소리까지 질렀어. 속으로는 "그래, 나는 할 수 있어!!"를 외치면서 말이야. 결국 나는 전체 1등으로 들어왔고 11:45초라는 기록을 세우고 특급을 받았어. 작년보다는 14초 줄어든 기록이었지.
너희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건 우리의 인생은 정말 달리기와 같다는거야. 달리기를 하다보면 정말 많은 상황들에 처해. 길바닥에 돌멩이가 있기도 하고, 갑자기 차가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어디선가 매캐한 냄세가 나기도 하고, 또 갑자기 역풍이 불어서 나를 방해하기도 하지. 그럼에도 나는 뛰는거야. 내 목표만 바라보고, 그 목표를 이룬 나를 시각화하고 감사하면서.
달리기를 통해 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것, 그리고 나의 한계점이 왔을때 육신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받는 그 고통은 작은 인생과도 같다고 생각해. 나의 끝지점에 다다랐을때의 그 감정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너희들도 그 감정을 꼭 느껴보면 좋겠어. 우리 인생의 어려움 속에서도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줄거라고 생각해.
어떠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사람들마다 세우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해. 어떤 사람은 미친듯이, 죽기살기로 나아가라! 하는 의견도 있는 방면에 삶을 미친듯이 살려고 하지 말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라는 관점도 있듯이 말야.
나에게는 죽도록 열심히 하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방식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나에게 있는 그 인생이라는 경주를 내 최선을 다해 달리는 과정을 즐겨보는거지. 과정 자체를 즐기라는 말도 절대로 설렁설렁 하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해. 너무 목표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서 지나가는 길에 있는 더욱 아름다운 가치들을 못 보고 지나가지 말라는 뜻일거야.
그런 면에서 달리기를 할때면 내게 목표가 있지만 가는 길 동안 있는 아름다운 하늘, 그리고 여러 장면들이 지나가는 중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그러다보면 내가 내 곁에 있었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해.
죽도록 열심히 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나는 제일 첫번째로 달리기를 추천할 것 같아. 달리기를 하다보면 많이 실패하게 돼. 내가 이렇게나 약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 덩달아 체력도 좋아지는 건 덤이고.
인생은 달리기와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달리기는 우리의 약점을 보여주며 교만하지 않게도 해주면서 아주 큰 자신감을 주기도 해. 그런면에서 가장 좋은 동기부여가 아닐까? 너희들도 꾸준히 달리기를 해보렴. 내가 추천하는 것은 근처를 조깅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내 목표를 세워두고 달리는 것도 좋은 것 같아. 내 한계를 극복하는 그 기분은 말할 수 없이 큰 행복을 가져다줄거야.
나는 평소에 달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군대에 와서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어. 그런 면에선 군대에게 감사하네ㅎㅎ 앞으로 나의 인생에서 달리기는 내게 빼놓을 수 없는 벗이 될 것 같아. 너희에게도 달리기가 좋은 벗이 되길 바래.
인생은 정신력의 싸움이라고 생각해. 우리의 정신력은 생각보다 아주 강력하단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뛴다면 내 몸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지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사람이 될거야. 언제나 너희에게 이야기하듯이 모든 일은 생각의 차이란다. 그러니 절대 너희들의 무의식을 부정적인 과거들로 채우지 않길 바래. 물론 이 이야기는 내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야..ㅎㅎ 우리 같이 뛰면서 인생을 배워보자:)
우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강한 사람이란다.
그럼 이만.
안녕. Peace.
P.S. -앞으로는 글 제목에다가 '몇번째 글' 에 덧붙여 이 글의 주제에 대해서도 적어보려고 해. 조금 더 쉽게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