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9(SUN)
얘들아..ㅠ 오늘은 일요일인데 근무를 하고 왔어.. 일요일인데 왜 근무를 했냐고? 어제 밤에는 매일처럼 11시쯔음 잠에 들었어. 근데 1시쯔음 동기가 막 흔들어 깨우는거야.. 내일 근무를 해야한다고..ㅠㅠ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하면서 일어나는데 진짜 표정이 심상치 않은거야. 들어보니 국방부 장관님이 북한 도발 때문인지 내일도 출근을 하라고 하셨데.. 요즘 북한에서 오물이 담긴 풍선을 많이 보내는데 아마 그것 때문인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부스스 일어나서는 내일 어디로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을 듣고는 다시 잤어..ㅜㅜ
아침에는 원래대로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어. 주말이었다가 갑자기 평일이 되어버려서 너무 기분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하루를 잘 보내보려고 모닝 다이어리에다가 계속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자..!!" 라는 말을 썼던 것 같아.
그러다가 출근을 잠시 해서 대기실에 올라가 있다가 출근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다시 중대에서 대기를 했어. 원래 일과대로 5시쯔음까지 기다리다가 퇵근을 하고는 저녁을 먹고 너희들에게 왔어.
딱히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퇴근전에 교육을 잠시 했는데 요즘 북한이랑 우리나라랑 사이가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아서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 항상 평온할때는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이런 소식이 들려올때면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보니 더 힘들더라고...
정말 미국이나 해외로 얼른 떠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됬어.. 얼마전만해도 한국에서 내가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두려움이 너무 앞서더라고... 진짜 곧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 같았어.
전쟁 때문에 항상 외국에 살고 싶어했었는데 만약 한국에 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참 고민이야.. 나는 전쟁이 꽤 빠른 시일내에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 너무 슬프지만 말이야..
오늘은 무엇을 느꼈을까? 아침부터 느낀 것은 내가 이 나라를 위해 잘 싸울 수 있을까? 였어. 정말로 전쟁이 난다면 믿지 못할 정도로 참혹할거야. 근데 내가 그것을 겪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 특히나 오후에 교육을 듣고 나서 저녁을 먹을 동안에도 그냥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다들 "에이, 전쟁이 그렇게 쉽게 나는거 아니야~~" 이러면서 다들 방관만 하는게 나한테는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달까? 사실 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전쟁의 징조라고 생각해. 해이해진 상태이니까.
잘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대는 전쟁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세대이지.. 내 증조 할머니께서 6-25 전쟁을 겪으셨고 내 할아버지가 그때쯔음 태어나셨었으니까 할아버지는 전쟁 후의 사회를 살아가시며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를 잘 알고 계셨지. 그리고나서 우리 부모님 세대가 나오는데 부모님 세대까지는 여러 사태들이 많이 벌어졌어서 북한과 남한의 사이에 대해 그나마 몸소 느꼈을 것 같아.
하지만 지금 세대인 MZ 세대동안에는 북한이 크게 도발한적도 없고 전쟁에 대한 기억이 아주 없어진 세대이다보니 북한의 위험성을 바라보는 정도가 훨씬 낮다는 생각을 하게 돼. 태어나서 지금껏 사는동안 사회는 너무나 부흥해있었고 우리를 공격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그래서 나는 지금 현재가 항상 가장 무서운 때라고 생각하고 언제라도 휴전이라는 약속이 깨어질 수 있다고 느껴..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너희들의 때에는 한국이 어떤 모습일까? 정말 보고싶다..
어제인가..? 뉴스를 보다가 칼럼에서 북한의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여주는 글이 있었는데 흥미로워서 보다보니 요즘에는 북한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어린아이들의 사진도 있었는데 어찌나 행복한 장면들만 골라서 찍었는지.. 꼭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이더라.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들에겐 그 모든 것들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진실을 아는 나야 안타까워 보이지만 기만에 세외당한 그들은 그것이 불행인지 행복인지도 모르겠지.. 그들의 입장에서는 나보다도 더 행복한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
그러면서 참 안타깝기도 하고 내가 이런 두려움을 느끼면서 이 나라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ㅠ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나도 한국의 가능성이 되어보자는 생각은 갑작스레 깨끗하게 어딘가로 가버리고 없었지. 그런 내가 이 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잘 모르겠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여러 걱정들을 하며 조금 불안했던 오늘이었어..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다시금 우리나라가 분단된 국가라는 것, 휴전하고 있는 국가라는 것을 크게 느꼈어. 그러면서 내 자신은 정말 문제가 터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 그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라고 생각해. 나에게 지금의 내 가족이 주어진 것처럼, 이 나라는 내게 주어진 큰 단위의 가족과 같은거야. 가족이 아무리 싫고 힘들어도 다 떠나지 않았기에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남아있는 것 아닐까..?
전에도 똑같았을거야. 다 도망가고 싶고, 싸우기 싫고, 나몰라라 하고 싶고. 하지만 그 때 싸워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 내가 있듯이, 나도 너희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얼마전에 있었던 현충일에는 이런생각을 하지도 않더니 오늘에 와서야 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많이 반성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그럼에도 내 자신은 아직 전쟁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 .
너희들의 마음은 어떻니..?
그럼 이만.
오늘도 많이 사랑한다.
안녕.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