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기쁨 Jul 29. 2023

고맙습니다, 브런치스토리님

덕분에 오늘도 글을 씁니다




매일같이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략 보름에서 한 달가량 글을 쓰지 않으면 이런 메시지가 온다.

오늘로 글을 발행한 지 딱 보름이 된다.

그래도 이번 7월 안에 글을 다섯 개나 썼는데 뭐 이렇게 예민할까... 싶으면서도

쓰면 쓰나 보다, 안 쓰면 안 쓰나 보다 하는 것보다 살짝 흐트러지려 할 때 정신을 차리고 글을 쓸 마음을 다 잡아주는 브런치의 이런 서비스가 고맙기도 하다.

뭔가 관리해 주는 느낌...


"오늘 떠 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브런치가 시키는 대로 한 문장을 떠 올려 보기로 한다.



오늘의 문장은 "나는 내 속도대로 가는 거야. 그래야 지금 가고 있는 길을 즐길 수 있어."




브런치에서 관리 메시지를 받고 나의 글쓰기를 돌아보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7개월, 그동안 발행한 글은 26개...

지금 이 속도 대로라면 올 12월이 되어도 50개의 글을 채우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자주 내게 글이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알람들을 통해 만나는 작가님들의 부지런한 활동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떻게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써서 쉼 없이 발행할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작가라는 이름이 스스로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직도 글쓰기가 참 어렵다.

술술 잘 써지면 좋으련만...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다가 중간 어디에선가 지쳐버리고 만다.


내가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아마 나에게 아주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 완벽주의 때문일 것이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기 훨씬 더 이전부터 그림을 그려왔다. 그림을 그려서 이곳저곳 필요한 곳에 작업을 자주 하다 보니 사람들은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간혹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여가 시간에 즐기는 취미는?' 같은 질문 할 때 선뜻 그림이라는 대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림을 그리되 즐기지는 않는다고 믿어 왔고 내 그림이 마음에 흡족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그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김없이 연필을 들고 씨름을 하지만 그림은 나와는 애증의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아 마음이 슬퍼질 때가 많았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쓰기는 나에게 그림과는 다른 기쁨과 성취감과 자유를 선물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점점 글쓰기 역시 그림과 마찬가지로 내 완벽주의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완전하지 않다 할지라도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하고 나에게 다행인 일인가.. 완벽을 요구하지 말고 즐기는 법을 배우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부요하게 할 수 있을 이 좋은 것들을 더 이상 홀대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화해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나의 속도를 인정하기로 했다.

더 빨리, 더 많은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안에 50개의 글을 채우지 못해도, 글 하나 발행하기 위해 며칠을 머리를 쥐어짜며 쓰는 일을 반복해도

그게 나야! 하는 마음으로 쓰는 일을 멈추지 않기를 다시 마음먹는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비슷한 각오의 글을 발행했었는데

쓰고 보니 중간 점검 같은 글이 되었다.

올해를 마무리할 때 나의 브런치스토리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상상해 본다.

글이 50개 보다 더 많을지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쯤에는 지금보다 글 쓰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으로 자라 있는 것, 그 변화만큼은 꼭 이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편의 글을 완성했다.

"덕분입니다. 브런치님."




https://brunch.co.kr/@81cfa69d5ccf46f/12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