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운동으로 혈당, 중성지방, LDL 낮추기
올해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살짝 높게 나왔고 콜레스테롤은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난 결과를 받았습니다.
특히 LDL콜레스테롤은 꽤 높게 나왔는데요 평소 생활 습관을 생각하면 좀 의아한 면도 있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안좋게 나올만 한 요소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었더군요.
그래서 한달 반 동안 식단 관리도 엄격하게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한 후 다시 피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게 나와서 모든 수치가 다 정상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콜레스테롤은 식단으로 좋아지는건 크지 않다고 했는데 병원에서도 예상외로 많이 좋아졌다고 하네요.
약은 안써도 되고 운동과 식습관으로 꾸준히 관리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사 해보면 된다고 합니다.
올해 4월에 건강검진 받았을 때와 현재의 수치 입니다.
공복 혈당은 101 -> 90
당화혈색소 : 5.5 -> 5.4
LDL 콜레스테롤 : 180 -> 125
중성지방 : 168 -> 76
LDL 콜레스테롤은 병원 장비마다 오차가 조금씩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의미있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160이상이면 약을 고려해본다고 하는데 앞으로 이런식으로 쭉 관리해 나가야 겠습니다.
중성지방은 식단조절과 운동 효과가 가장 잘 받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뱃살이 조금 줄어든게 보이고 인바디를 측정해봐도 체지방이 조금 줄었다고 나옵니다.
공복 혈당은 그날 그날 컨디션, 전날 먹은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지만 그래도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와서 조금 안심이 됩니다. 건강검진때는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느라 검진 며칠 전 부터 흰 식빵, 흰 죽등 부드러운 탄수화물 위주로 먹었는데 아무래도 이런 요소들도 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건강검진으로 제가 평소에 먹는 음식들, 생활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술, 담배를 안하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먹고 군것질도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회사에서 나오는 밥 먹고, 식당에서 사 먹기도 하고, 가끔 피자도 먹고, 빵, 떡 같은것도 간식으로 먹고 그랬습니다. 김밥, 만두, 제육덮밥, 국수 이런거 나오면 배부르게 먹었고 잡곡보다 흰 쌀밥을 더 좋아했죠. 과자나 초콜릿같은건 잘 안먹긴 했지만 가끔 땡기면 몇 개 주워 먹곤 했고요. 피곤할 땐 카페라떼도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마시곤 했습니다. 가끔 믹스커피도 먹었고요. 아이스크림, 호떡, 떡볶이, 순대, 삼겹살, 갈비 등등 그냥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을 딱히 가리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일반인의 식습관을 갖고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을 보면 다 비슷하게 생활하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아주 엄격하게 관리하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말이죠. 거기에다 술, 담배도 안하고 야식도 안먹었기 때문에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었죠.
근데 사실 다시 생각해 보면 운동도 하나도 안했고, 고지방, 고탄수화물 음식도 자주 먹었었네요. 배고플때 눈에 보이면 그냥 별 생각 없이 과자나 초콜릿도 먹었고, 주말에는 피자, 각종 빵 종류등도 한달에 두세번 정도는 먹었는데 이런것들이 하루 이틀 쌓이니까 점점 안좋아졌던것 같습니다. 단순히 술, 담배 안하고 야식 안먹는다고 안심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그리고 채소를 별로 안좋아해서 고기를 먹어도 상추나 오이랑 같이 안먹고 오로지 고기랑 밥만 먹었었고요. 밥도 무조건 흰 쌀밥을 선호했죠. 회사에 현미밥과 샐러드가 나오긴 했지만 별로 관심은 없었습니다. 후식으로 조각 케이크나 단게 나오면 배가 불러도 그거까지 꼭 다 먹었었죠. 그리고 배부른 채로 운동도 안하고 바로 사무실 가서 앉아서 일하고 그랬습니다. 이렇게 해도 체중은 정상보다 3~4키로 정도밖에 높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에 크게 신경을 안쓰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점심, 저녁때 꼭 운동하시는 분들 보면 그냥 부지런하고 대단하시구나 라고만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평범해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곳에 함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생각보다 제 몸에 안맞는게 많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피자같이 기름이 많은걸 먹으면 배탈도 자주 나곤 했고 밥 먹고나면 항상 졸리고, 졸리니까 커피를 마시게 되고, 그러니까 밤에 잠도 잘 안와서 피곤하고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경고가 오긴 했습니다. 피검사 항목중 중성지방이 한 때 300을 넘기도 했었고요, LDL콜레스테롤은 매년 검사 할 때 마다 조금씩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불규칙한 생활을 하니 더 큰 폭으로 올랐던 것 같습니다. 혈당도 젊었을 땐 괜찮았다가 몇 년 전부터 점점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먹는데 생활습관이 그대로였던 것이었죠.
게다가 성격상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걸 잘 못 챙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회사 일에 집중을 한다는 핑계로 건강을 후순위로 놓았었죠.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것도 땡기게 되고, 운동할 힘도 없고 그러니까요.
그리고 매년 하는 건강검진은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는 것도 있고, 수치가 엄청나게 높지 않으면 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어가곤 했죠.
그러다가 최근들어서 몸도 점점 피곤하고, 커피도 자주 마시게 되고 아침에 멍한 상태로 일한적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니까 더 탄수화물이 땡기고, 단걸 먹게 되어서 이제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일단 식단을 완전 바꾸기로 했습니다. 최근 한달 반 동안 먹은 상추랑 오이가 지난 1년동안 먹은 양보다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평소에 채소를 잘 안먹었었죠.
잡곡밥에 오이, 상추, 두부, 참치, 계란, 무가당 두유, 버섯, 토마토, 블루베리, 콩나물 위주로 식단을 바꿨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상추, 오이, 두부는 저의 단골 메뉴가 되었습니다. 가끔씩 돼지고기, 소고기 비빔밥 처럼 양념을 조금 한 것들도 먹긴 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채소, 두부, 잡곡등 원재료 상태의 음식을 메인 식단으로 잡았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완벽한 식단은 아닙니다. 단백질이 조금 부족한데 맨날 참치만 먹을 수 없으니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도 가끔 섞어 먹기도 합니다. 물론 기름은 최대한 제거 합니다. 중요한건 흰쌀밥 대신 잡곡을 먹고 오이, 상추같은 채소, 섬유질은 되도록 많이, 과일도 토마토, 블루베리처럼 당분이 많지 않은 것 위주로 채워 넣었습니다. 밥 먹은 후 배불러도 꼬박 꼬박 먹던 달콤한 과일(파인애플, 귤, 오렌지, 포도, 복숭아)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과자, 빵등 밀가루 음식, 각종 쥬스 음료는 단 한 입도 먹지 않았습니다.
정제된 곡물과 액상과당은 독이다 생각하고 아예 쳐다도 안봤죠. 과연 밀가루 없이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하다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 특히 아침에 갓 구운 식빵 사먹는 재미로 주말을 보냈는데 처음엔 끊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근데 정말 절실하게 마음먹고 바꾸고 나니 이제는 별로 생각이 안납니다.
집근처 맛있는 김밥, 만두집도 완전 발길을 끊었습니다. 일주일에 2번 정도는 항상 먹었는데 신기하게도 이제는 별로 생각이 안납니다. 원래도 식탐은 별로 없는 편이긴 했지만 그동안 스트레스를 먹는걸로 보상받으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피자도 한달에 1~2번은 먹었었는데 이것도 습관을 바꾸려고 마음먹으니 안먹게 되더군요.
항상 배부르게 먹는 습관도 없앴습니다.
식단을 바꾸고 난 후 조금 배고픈 느낌 빼고는 크게 입이 심심하다던지 그런건 없어서 생각보다 잘 적응했습니다. 상추도 맛있고 올리브유로 살짝 데친 두부도 고소한 맛이 나고, 평소에 먹지 않던 삶은 계란도 맛있다 생각하고 먹으니 먹을만 하더군요.
이전에는 흰 쌀밥을 선호했는데 여러가지 잡곡을 섞어 먹으니 오히려 이젠 흰 쌀밥만 먹으면 뭔가 좀 허전합니다. 참치도 기름을 제거한게 더 담백하고 그마저도 짠맛이 나서 물로 헹궈서 먹습니다. 억지로 한다기 보다 그냥 이렇게 먹다보니 평소에 못 느끼던 짠맛, 단맛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무가당 두유도 단백질 섭취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먹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시중에 파는 일반적인 두유가 너무 달게 느껴집니다. 액상과당이 들어간 음료나 탄산 음료는 아마 평생동안 안먹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신기한건 이렇게 평소에는 덜 가공된, 싱거운 음식들을 위주로 먹다가 가끔씩 샐러드 가게에서 파는 '소고기 현미 말이밥' 같은거 먹으면 마치 불량식품 먹는것처럼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전에는 운동을 잘 안했습니다. 가끔씩 일 끝나고 걷기나 근력운동을 하긴 했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힘들어서 안하고 그랬죠. 이제는 먹고 나서 배부른 상태를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먹었으면 꼭 움직이기로 한 것이죠. 한달 반 동안 하루에 평균 30분정도 빨리 걷기를 했습니다. 숨도 차고 땀도 났죠. 근력운동은 일주일에 2번 정도 30분씩 했고요. 유산소는 그냥 걷기만 하면 되지만 근력운동은 힘을 써야 되니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내가 땀을 흘린만큼 몸은 정직하게 반응할거라 믿고 해나갔는데 뱃살도 좀 줄어들고 중성지방도 많이 빠져서 정말 성취감이 큽니다. 특히 밥먹고, 운동하고 난 후 속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이전에는 먹었으면 배부름을 느끼고 그게 몇시간 쭉 가야 잘 먹었다 생각했는데 이런 습관이 참 안좋은 것 같습니다.
중요한건 이런 식습관과 운동을 계속 지속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평생 같이 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식단도 좀 더 공부해서 부족한걸 더 보충하고, 그러면서도 번거롭지 않게 준비 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 봐야겠습니다. 귀찮기 시작하면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는건 순식간이거든요.
이번 건강검진으로 정말 많은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몸은 한계가 있고 그게 생각보다 금방, 급격하게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식단과 운동으로 서포트를 해준다면 10년 쓸 거, 20년 년, 30년 더 건강한 상태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