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by 미니 퀸


S 문화센터 영어반 평균 연령은 60세 정도이지만 가끔은 20대도 30대도 수업에 참여할 때가 있다.

유학 가기 전에 영어회화 연습하러 몇 개월 동안 다니는 학생도 있고 직장을 준비하거나 잠시 쉬는 동안에 오는 젊은이들도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길게 가지 못한다.


물론 애초에 유학 갈 일정이 정해져 있고 직장에 들어갈 준비 중이기에 그렇다손 치더라도 다른 원인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들이 S 문화센터를 떠나는 이유 중 없어도 될, 아니 없어야 하는 이유는 기성세대의 훈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도움을 주고자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는 말들인 걸 안다. 나 또한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충고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함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참회시를 써 본다.




< 나는 왜 침묵하지 못할까? >


젊은 예술가가 왔다.

그는 밤에 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아침엔 부스스한 모습으로 늦게 등장하곤 했다.

나는 그가 게으르다고 했다.


사회복지업무를 보는 20대가 왔다.

그녀는 너무 많은 업무에 지쳐있었고 직업을 바꿀까 고려 중이었다.

나는 그녀 월급이 얼마냐고 서슴없이 물어보며, 다 안다는 듯 동정을 가장해 민감한 개인 정보를 흘렸다.


나이가 좀 있지만 결혼을 아직 안 한 싱글이 왔다.

나는 애인은 있냐, 언제 결혼할 거냐 물으며 결혼할 거면 빨리 하라고 부모도 하지 않을 말을 내뱉었다.


결혼 생각이 없어 9년째 동거하고 있는 젊은이가 왔다.

나는 그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며 판사도 관여하지 않을 일에 재판관이 되었다.


잠시 아무 일도 안 하고 쉬고 있는 이가 왔다.

나는 전후사정도 들어보지 않고, 젊은이는 마땅히 일을 해야 한다고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 훈수를 두었다.


나는 왜 침묵하지 못할까?

나는 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들어주지 않고 나의 생각을 고집하나.


나는 왜 침묵하지 못할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을 재단하기엔 나의 잣대가 이미 낡아 휘었는데.


나는 왜 침묵하지 못할까?

귀만 열어 달라고 했는데 요청하지도 않는 입은 왜 한시도 쉬지를 않는가.


나는 왜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생각은 안 하고

그들의 가슴을 울게 하는가.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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