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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Jun 24. 2024

무무와 함께 - 양심


무무와의 인연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무는 마치 내가 사람이라는 형태로 이 땅 위에 존재하기 이전부터 나와 친구였던 것처럼 친하게 느껴진다.

무무와 함께 있으면 너무나 편안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제도, 속박, 관습, 고정관념으로부터 무장해제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가끔은 무무가 다른 별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데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나: 충격! 충격! 무무야, 너 옛날 사람들이 개고기 먹었다는 사실 알고 있었니?

무무: 응.

나: 어? 어떻게 알았담? 그나저나 옛날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런 거야? 개가 불쌍하지도 않나?

무무: 그때는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않고 다들 가난해서 단백질 공급이 부족한 상태였어. 먹을 게 없으니까 식용개를 길러서 잡아먹기도 했지.

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자기가 사랑하는 개를 잡아먹어? 양심이 썩었네, 썩었어!

무무: 넌 양심이 뭐라고 생각해?

나: 응? 양심? 그거 착한 마음 아닌가?

무무: 그래. 어떤 면에선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양심은 도덕적 판단과 행동을 지배하는 내면의 목소리야. 일반적으로 양심은 보편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문화, 종교, 사회적인 규범 등에 따라 양심의 해석과 표현이 달라질 수 있어.

나: 뭐라고? 그럼 종교가 뭐냐에 따라, 어디 나라사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양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무무: 그렇지. 예를 들어, 어떤 문화에서는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지만, 다른 문화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되는데 이는 양심의 차이로도 볼 수 있어.

나: 어? 진짜?... 잠깐만! 거기가 어디야?  거기 가서 결혼할래. 난 희영이도 좋아하고 다혜도 좋아하니까 완전 짱이네!

무무:...

나: 히히, 안 되겠지? 이야기하고 보니 양심에 꺼리네.

무무: (미소)... 너는 개고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안 먹는 사람들도 있어.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동물의 도살이나 특정 식습관에 대한 양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거지.

나: 헉! 난 돼지고기, 소고기 먹을 때 맛있기만 한데,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으면 양심에 걸리는 람들이 있다고? 어~ 나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다행이다. 까딱하다간 내가 좋아하는 고기도 못 먹을 뻔했네?!


아, 양심이란 것이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문화에 따라 종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그럼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판단하지? 이거 점점 복잡해진다. 옛날에 개고기 먹는 것은 양심에 꺼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개고기 먹는 것이 양심에 꺼려지니까 시대에 따라서도 양심이 바뀐단 말인가?! 혹시 지금도 개고기 먹는 게 양심에 꺼리지 않는 사람도 있으려나? 양심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 이거 뭐야? 점점 생각할 게 너무 많아지잖아.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이 정리되면 나중에 무무랑 더 이야기해 봐야겠다. 무무랑 얘기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니 참 이상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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