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 퀸 Oct 04. 2023

좀머 씨 이야기

서평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내용 요약:

소년이었던 어린 시절부터 회상해 나가는 내(화자) 이야기엔 좀머 씨의 이야기가 함께 회자된다. 전쟁 후 죽음의 공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잠시도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만 하는 좀머 씨. 마을 사람들은 지팡이를 쥐고 빠르게 걸어가는 그를 늘 목격하긴 하지만 좀머 씨는 나무 같은 배경이 될 뿐 그와의 교류는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피아노를 가르치던 미스 풍켈 선생님과의 갈등으로 부당함에 분노를 느끼며 자살을 기도하게 된다. 30미터 높이의 나무 위에 올라 떨어질 타이밍을  생각해보고 있던 찰나 내가 떨어질 장소로 걸어 들어온 좀머 씨를 우연히 관찰하게 된다. 단 1초도 안식을 얻지 못하는 신음하는 좀머 씨를 비밀스럽게 목격하고 나는 어처구니없는 바보 같은 자살 생각을 돌이키게 된다.  

세월은 계속 흘러 나는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성장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밤 중에 강으로 주저 없이 걸어 들어가는 좀머 씨를 목격하게 된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에 대해 끝까지 침묵을 지킨다. 그것은 두려움이나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나무 위에서 들었던 그 신음 소리와 빗 속을 걸어갈 때 떨리는 입술과 간청하는 듯하던 좀머 씨의 말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심 문장: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추천 포인트:

이 책은 향수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쥐스킨트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었음에도 굳이 이곳저곳으로  은둔처를 옮기며 자신을 숨기고 일체의 문학상 수상도 거부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악수조차 꺼리고 햇빛을 싫어해 모든 창문을 가리고 사는 은둔자인 그가 좀머 씨를 통해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매거진의 이전글 심신 단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