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반칠환
대표 작품: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해 있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노랑제비꽃 화분이다
<웃음의 힘>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추천 포인트:
내게 어떤 시는 너무 어렵고 무거웠다.
어떤 시는 너무 가벼워 깃털같이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반칠환 시인의 말들은 무릎을 탁 치고 웃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언어는 가슴에 코옥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