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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Nov 03. 2024

이처럼 사소한 것들

글쓴이: 클레어키건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일 수 있을까?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추천 포인트:

1985년 아일랜드 작은 도시에 살고 있는 펄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 속에 존재했던 막달레나 세탁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카톨릭 교회에서 운영하고 아일랜드 정부에서 지원한 이 시설은 타락한 여성들을 수용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되었지만 그 안에서 영아살해, 학대와 착취 등 온갖 악이 행해진다. 수녀원으로 대표되는 세상은 너무나 크고 개개인은 너무나 작은 존재라 개인들은 감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때 펄롱은 우연히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아기를 빼앗기고 감금당한 이 소녀를 끝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현실과 옳은 일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자신이 어렸을 때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고 본인도 구원의 손길을 베푼다. 비록 그의 앞날이 평탄치 못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소설의 문체는 과격하지도 신파적이지도 않다. 역사 속에서 자행된 거대하고 끔찍한 사실이 펄롱을 통해 너무나 고요하게 서술되니 그 대비가 오히려 마음을 더 찌른다. 한 인간의 내면 갈등은 그가 영웅이 아님을 알린다. 우리 모두는 작은 존재이고 갈등하는 인간이다. 하지만, 옳은 일에 손을 뻗을 때 이 사랑이 적어도 한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음을 목격한다. 펄롱은 자신이 받은 사랑과 배려가 있었기에 이제 그가 사랑을 베풀 차례임을 알고 선의 자리에 용기 있게 서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당신을 펄롱의 자리로 가 있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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