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나를 알아가다

조금은 나를 사랑하게 된 순간

by 샤랄리방

나라는 사람은 알다가도 모르는 놈이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꿈이 무엇인지 전혀 말을 해주지 않는다. 웃긴 건 나에게 전혀 말을 하지 않으면서 자꾸만 계속 뭔가를 하려고 한다. 왜 나에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너는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니? 알고 싶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27살 때까지 연극을 해오며 나는 인물의 내면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었다. 이 캐릭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이며 어떤 행동을 취할지. 그런데 정작 나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알아가려고 노력을 해본 적이 없었다. 왜냐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놔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내가 연극을 그만두게 되면서 다른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전혀 개의치가 않았다. 내가 좋아서 한 선택인데 오히려 나 스스로가 나를 잘못된 길로 인도한 기분이었다. 왜 그런지는 그때까지 전혀 몰랐기에 어떻게든 극복을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오히려 나를 구렁텅이로 빠뜨려서 아주 힘겹게 탈출을 했었다.


한번 구렁텅이에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뭔지. 하지만 좀처럼 그 대답을 듣는 건 쉽지 않았다. 내가 대화를 시도하려면 할수록 숨어버려서 말을 꺼내기 조차 힘들었다. 나는 왜 숨어버리는 걸까.


그 이유는 주변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친구랑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친구는 나를 보며 안타까운 듯이 말을 했다."넌 참 다 좋은데 자존감이 너무 없어." 자존감. 맞다. 나는 자존감이 낮다. 어릴 적부터 자존감이 낮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는 했다. 나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친구는 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을 해주는데 내게는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혀 몰랐던 나였기에 그 말을 듣고서는 마치 내가 아닌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거라 싶었다. 어쩌면 내면의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숨어버린 것이 아닌지 생각에 잠겼었다.


그래, 나를 사랑해 보자. 친구와의 대화 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자 매일 나를 사랑하는 법을 찾아보며 시도를 했다. 많이 웃으려고 하고 나는 너무 호되게 대하지 않고.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나는 다시 한번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해보려고 시도해 봤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내면의 나가 저 멀리 웃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이제야 깨닫게 된 거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나의 앞에 다가가서 나는 대화를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뭘 하고 싶고 꿈이 뭔지. 이번에도 내면의 나는 대답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다만 나를 보며 지그시 미소만 지었을 뿐. 나는 그 미소에서 아주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원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기분이었다. 내면의 나는 자신을 사랑하기를 기다리며 나를 사랑해야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 거라고 말을 해준 기분이 들었다.


나를 사랑하는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었는데 나는 왜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인지. 지나간 일에 후회는 하지 않는 나지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에는 많은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이라도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다짐을 하고 매일 같이 나를 사랑하는 행동을 취하려고 한다. 나를 사랑하기에 비로소 내가 보지 못한 부분들이 보이고 내가 어떤 인물인지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비록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서툴지만 전보다는 다르게 나를 많이 사랑하며 아끼는 사람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나는 나를 알아가고 있다.


#자기애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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