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으면 고집 좀 부려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어

by 샤랄리방

학창 시절 성이 최 씨라는 이유로 고집이 세다는 말을 선생님들께 듣고는 했다. 웃긴 건 단 한 번도 선생님들께 성격을 보인 적이 없고 수업시간에 조용히 있었는데 단지 최 씨라는 이유로 넌 고집이 셀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 단지 성 때문에 고집이 세다는 말은 나에게 몹시 기분이 나쁘게 들렸다. 난 고집이 세지 않는데 왜 그렇게

고집이 세다고 하는 것인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가 고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연극부를 하면서였다. 그 당시 동아리 회장과 연출을 맡으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쁘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한 번은 공연 연습 끝나고 다 같이 회식을 하러 갔었다. 술을 마시다가 공연 연습 관련 얘기를 나누다가 연출적인 부분에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한 친구가 그러는 것이다.


"형 은근 고집이 세네요."


'고집? 내가 고집이 있다고?'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부정을 했다. 왜냐 난 고집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연습을 계속하다가

나의 뚝심 있는 생각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나 고집이 있구나'


내 고집은 내 생각보다 강했고 누가 무슨 말을 하던 밀어붙이는 경향을 난 그때 처음 보게 되었다. 내가 고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그런 점이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을는지 아니면 괜히 피해를 준 게 아닌지 싶었다.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뒤풀이 때 배우로 올라갔던 친구들이 그동안 속풀이를 했다. 내 고집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난 당연히 힘들었다는 것을 알기에 그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다. 그런데 내 고집 때문에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는 한 후배의 입에서 나왔다. 내 고집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그 덕에 공연도 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고집이 있다는 말은 좋게 보이지 않았던 나의 생각은 이때 처음 내 고집이 때로는 필요할 순간이 있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나는 고집을 막 부려보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집에서도 친구들과 있을 때도 항상 말을 듣고 따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내 고집이 나오기 시작한 거 같았다. 그 시기는 분명 연극을 시작한 시점부터 인 거 같다. 이때가 처음으로 나의 최 씨 고집이 발현될 때이자 하고 싶은 것은 꼭 하겠다는 고집을 부린 시작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연극을 시작한 이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며 살아온 거 같다. 누가 뭐라고 하든 간에 일단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며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롭게 배우며 내가 부족한 것과 잘하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고집은 숨길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는 나의 일부분이면서 내게 꼭 필요한 요소였던 거 같다.


그 고집이 지금의 내가 자존감을 갖게 하려는 노력의 원천이 되어서 하루하루 나를 움직이게 하고 있다. 어쩌면 이 고집을 부리지 못했다면 난 지금쯤 제대로 나를 직면하려고 하지 않았을뿐더러 나라는 사람을 계속 꽁꽁 숨기며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한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어렵지 않고 쉽게 고집을 부리게 되는 거 같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의 난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고 그 에너지를 발판으로 삼으며 계속해서 나와 마주 보고 있다.


가끔 내게 꿈에 관련 상담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럴 때마다 난 얘기를 한다.


"하고 싶으면 해, 도저히 아니다, 내 길이 아니다고 느낄 때까지 해봐.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싶을 때는 고집을 부려도 돼."


지금도 어디선가 나에게 상담하는 친구들처럼 하고 싶은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얘기해주고 싶다.


하고 싶은 것에 고집을 부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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