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은 잠비아와 짐바브웨에 각각 하나씩 있다. 여행 계획 당시에는 두 군데 다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단톡방 사람들의 말로는 두 군데 다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기에 별 수 있나. 두 군데 다 가보기로. 오늘은 잠비아의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 입장료는 20 USD. 국립공원 입구 쪽에 있는 내부 지도를 살펴보는데 갑자기 우리를 향해 누군가가 다가왔다. 공원을 안내하는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공원 한 바퀴를 함께 돌며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팁으로 실랑이를 벌이기 번거로워서 우리는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가이드 없이 들어갈 수 없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곳이 아주 멋지다고 하기에 안내를 맡기기로 했다. (으이그, 이 팔랑귀)
가이드는 우리를 업스트림 쪽으로 안내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길옆의 뾰족한 돌들. 길의 경계선을 표시하듯 나열하여 박혀 있었다. 이 돌들을 왜 박아뒀냐고 물으니 가이드는 코끼리가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치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헐, 여기에 코끼리도 오나요ㄷㄷ) 직원은 코끼리가 뾰족한 돌을 싫어한다고 했다. 얕은 개울도 지나고 돌다리도 건너고 나니 저 멀리 폭포가 하나 보였다. 이름은 ‘잭스풀’ ('천사의 수영장'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잭스풀 도착
가이드는 저 폭포 바로 위 물웅덩이에서 촬영하면 사진이 굉장히 멋있게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온통 ‘요절’과 ‘객사’ 두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단 도전해보자 싶어서 겉옷을 벗고 물에 들어갔다. 폭포 바로 위라서 그런지 허벅지 정도 깊이의 급류에 들어가도 물살이 너무 거셌다. 가이드의 지시에 온전히 의지한 채 포토존으로 서서히 나아갔다. 벼랑 끝으로 가면 갈수록 물살이 거세지면서 휩쓸릴 것 같았다. 가이드는 벼랑 끝으로 나아가다 보면 바닥에 푹 꺼진 구명이 있을 거라며 그 안에 다리를 집어넣으라고 했다. 엄청난 공포와 싸우는 중이어서 정신이 없었지만, 천천히 발을 뻗으니 정말 다리가 쑥 들어가는 곳이 있었다. 물살과 싸우며 천천히 나머지 몸도 집어넣으니 가슴높이 정도의 수심인 구멍에 내가 설 수 있었다. 물살은 거셌지만, 구멍 안에 서 있으니 버틸 만했다. (다녀와서 알게 된 사실. 저곳은 정식 투어로 진행하는 곳이 아니며 단톡방에서도 위험하다며 추천하지 않는 곳이라 합니다.)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 산책로
국립공원 내에는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우리끼리 편하게 뷰를 즐길 수 있었다. 이곳을 다 도는 데는 보통 2-3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모든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우리는 4-5시간은 걸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