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화 '만인의 아이'를 보고
고동이 고동친다.
소라 안 파도가 담겨 있다.
관계는 쭉 뻗은 직선이나
사선으로 나아가지 않고
둥글게 회오리쳐 울린다
바닷속 파도소리를 저장한 울음은
소라 안에 음파로 새겨져 있다
바다를 유영하고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에 잠기고
바다에 떠돌고
바다에 머무는
모든 생명이 다
고스란해서 바다야
다르다고 눈 흘기지 않아
그냥 그대로 각자 자기대로
표면에, 중간에 깊이에
어디에 있든
자기 있을 자리에서
그냥 온전히 자기 자신이야
둥그렇게 만나는 자리
모서리 없이 떠도는 그곳이
바로 자기 자리지
둥글게 말린 등허리에
깊숙한 눈 속에 어룽이는 눈물방울에도
심해인양 토해내는 먹진 큰 울음이
외로움을 실에 꿰어 바람 부는 바다에 말라
눈빛이나 말로 돌아서는 등으로도
가르지 않는 눈빛이
둥글게 감아오르는 식탁에서
문 없는 문으로 발을 들이고
창 없는 창으로 마음 들이는
오늘
나는 그대에게 푸르게 부서지는
파도소리 담긴 소라
붉게 피어 올라 산산이 산화한다
푸른빛으로 움트는 연결
회오리로 가 닿는 손길
고요히 손 내밀고
조용히 끌어안는다
왈칵,
그 둥근 연결 끝에 가 닿아
이토록 아름다운 연민
푸른 잉크가 툭,
나를 물들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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