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2. 그래서 이웃

종교의 모든 시스템에서 스스로 아웃한 사람이지만

예수의 말씀은 일상 구석구석에서 만난다.

'누가 네 가족이고 누가 네 이웃이냐',

이런 물음 앞에 가끔 선다.

나에겐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나에게 와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이

나와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이

전화와 카톡으로 가끔 소식을 나누는 이

나 어떻게 할까 물어오는 이

내 어려움을 마음껏 물을 수 있는 이

주변을 에워싼 공기와 나무와 풀꽃들

매일 딛고 다니는 흙

너울지는 파도

산책길에 귀를 너펄대며 앞서가는 친구 개 덕구

다른 공기를 실어 나르는 바람

나와 한걸음 한걸음 함께 걷는 이

생각과 뜻을 함께 하는 이

생각이 달라도 다른 생각을 찌르지 않고 나눠주는 이

따뜻한 호기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이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이

가진 걸 나누고 먹을 걸 나누는 이

그리하여 오병이어의 기적을 매일 함께 사는 이

그들이 내 가족이고 이웃이다.

어디에 있어도

어느새 손 잡은 이웃과 가족

오늘도 허물없이 함께 한 이웃 덕에

바라보며 웃고 떠들고

함께 먹으며 기뻐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매일 기적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