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마주해요 시리즈(5)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과 불쾌하게 만드는 것

by 봄보

이번 시리즈는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과 불쾌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알아본다.

먼저, 내가 무엇을 즐거워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불쾌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이전에 늘 중요한 것은 그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에 의하면 즐겁다와 불쾌하다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즐겁다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불쾌하다

-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아니하다.

- 몸이 찌뿌드드하고 좋지 않다.


그럼 즐거운 상황들을 먼저 떠올려보자.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

-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 새로 배운 무엇인가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 어떤 주제에 대해서 심도있게 토론을 나누는 것

-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

- 다 같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

-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

- 어제의 나보다 더 성장했음을 느끼는 것

- 영화 혹은 미디어를 보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체험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 (보람차다 라고 느끼는 하루를 사는 것)

- 영웅을 동경하고 그 영웅처럼 되기위해 발버둥치는 것.


전반적으로 '성장' 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모순인 부분도 있다.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내가 아는 것이 많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불쾌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은 생기고 이를 따라가기에는 벅차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은 AI가 조금씩 우리의 생태계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AI와 나를 비교하게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검색을 하고 어쨌든 코드에 적용을 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학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어떠한가. 이제 AI는 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넘어서서 나의 코드 영역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내가 설계만 잘해주면 내가 설계한대로 코드도 정말 잘 짜준다. 결국, 검수를 하고 적용을 하는 것은 나의 영역이지만 대체로 내가 처리한다면 놓쳤을 부분까지도 정말 디테일하게 잘 캐치해서 짜준다.


여기서 오는 나의 필요성과 조급함은 나라는 사람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 없이 고민을 하게 만들고 부족하게 만든다. 결국 사용하는 것도 활용하는 것도 '나' 라는 사람이지만 정말 어렵다.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

- 아침의 시작이 기대되지가 않는 경우

- 조급하고 불안한 감정이 드는 나를 자각하는 경우 그리고 이를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경우

- 내가 제 자리에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경우

- 어느 집단에서 겉돌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해야 하는 경우

- 그리고 위와 같은 행동을 적당히 타협하며 행하는 것

- 나라는 사람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어서 어려운 경우

- 나의 행동이 모순이 되는 것 같은 경우

- 인생이 즐겁지 아니한 경우

- 나의 모습이 꾸며진 모습 같다고 느껴지는 경우

-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 감정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늘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최선을 다하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이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하루 중에 거의 1/3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지 아니한다면 인생 자체가 즐거워 질 수가 없다. 회사는 회사다. 라는 생각으로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해보고 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건 내 성향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회사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내 주변의 인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나는 그리고 이러한 나의 모습에 모순을 느끼면서 즉, 무엇 하나 제대로 챙기고 있는 것 같지 아니한 모습에 나에게 모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을 하여 성취를 해내는 순간은 너무 즐겁다. 하지만, 그 성취를 해내는 과정 속에서 놓치는 것들을 쉽게 버리지를 못한다. 둘을 양립 할 수는 없는것인가?


생각보다 내가 불쾌하게 되는 경우는 많을 것이다. 그 만큼 나는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수히 넘치는 정보들 속에서 나를 지켜가며 다른 사람들도 지켜가며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번외

저번 글을 쓰고 회사에 출근하면서 머리에 갑자기 전기가 흐르듯이 생각난 것이 있다.

"내가 언제 정말 행복했지?", "내가 행복했던 순간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지?"

그 내용들에 대한 공통점은 내 마음속에서 동경하는 영웅이 있었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순간에는 내가 동경하는 프로게이머가 있었고, 그 사람처럼 되고 말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순간에는 내가 동경하는 개발자가 있었고, 그 사람처럼 일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결국, 어떤 사람을 동경하며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나의 욕심과 열망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그럼, 지금 일을 하면서 느끼는 괴리감 같은 것들을 그런 부분에서 온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혹은 내가 동경하는 사람의 개발 방법론은 무수히 많은 경험들 속에서 선택된 선택지들일 것이고, 이에 따른 합당한 근거들도 정말 많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음에 내가 그 사람을 동경하면서도 그 사람처럼 일 할 수 없음에 괴리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이전에도 "이건 잘못된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난 이후로 성장해나가면서 "그래, 이런게 개발이고, 이런게 생각하는 개발이야. 나는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사람이야." 라고 느꼈을 때 성취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때의 그 실수를 반복하는 느낌이 들기에 지금의 내가 상당히 불쾌하다고 느끼는 것이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늘 다음과 같은 조언이 따른다. 한 번 회사를 옮겨보기.

새로운 곳에서의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로 일을 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그립다. 일을 재밌게 하던 그 순간이.

작가의 이전글나를 마주해요 시리즈(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