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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Aug 29. 2023

삶은 누구나 힘들고, 아프다.

나도 가끔은 일기를 쓰듯 쓰고 싶어.

신나는 포부와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3월.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와 성장 곡선을 그리던 5월. 6월에 들어서는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일들에서 주변 환경에 휩쓸려, 갈피를 못 잡고, 힘든 시기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7월과 8월도 지나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이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하는데, 그럼에도,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고, 부딪히고, 노력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살아가면서, 무엇 때문에 가장 힘드냐? 묻는다면, 단연코, "사람 때문입니다. 그 사람에는 저 자신도 포함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항상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임을 자주 느낀다. 그에 대한 생각은 나이가 들수록 더 와닿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도, 나의 가족도,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그럼에도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때문에 휘둘리고, 힘들어하는 걸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은 없다. 그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을 얻기도 하고, 좌절을 하기도 하고, 괴로움을 당하기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가끔 버겁게 느끼는 것은, 사람과 관계가 어느 정도 깊어지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가 가장 힘들다. 물론, '도움을 요청하는 상대도 자신의 자존심을 굽히고, 도움을 요청하는 거다. 나도 속상하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움을 줘야 하는 입장에서도, 매번 요구하는 대로 도움을 줄 수 없는 노릇이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언제나 그 사람에게 내 상황을 맞춰서 살아가기엔, 내 삶을 영위하는 것도 바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도움을 줬다고 해도, 상대방이 100% 만족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도움을 요청받을 때 가장 어렵다. 


나는 도움 요청을 받으면 부담스러웠던 경험이 많았기에, 나 역시 타인에게 도움을 잘 요청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아주 사소한 것도 도움 요청 혹은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나에게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서, 오만해서 그렇다.'라고 하는데, 자존심을 못 내려놓아서 그런 걸까? 생각해 보면 아니다. 자존심의 문제라기보다, 누군가에게 하는 내 부탁이 상대방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가벼운 도움 요청도 그렇다. 내 입장에서 혹은 누가 봐도 가벼운 도움 요청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그 요청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한 번이 여러 번이 된다면, 결코 가벼운 요청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간단한 일들도 나는 여러 번 생각하는 탓에, 에너지 소모가 큰 편이다. 그래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에너지 소모가 큰지도 모르겠다. 이건 정말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혼자 있기를 택하거나, 혹은 아주 가볍게 단순한 관계만을 일시적으로 맺는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더러 하곤 한다. 하지만, 입맛대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세상 이치라는 걸 알기에, 늘 고민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간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으로 직격탄을 맞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 때면, 최악으로 치닫는 몸상태 때문에, 나의 감정까지도 저 밑바닥을 찍고 오곤 한다. 하지만, 누가 알까?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잘 웃는 사람이 사실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사람들과 있을 땐 밝게 웃고, 한없이 따뜻하지만, 뒤에선 혼자 우는 날이 더 많을 거란 걸. 그 누가 알까? 


정말 좋아서 쓰기 시작한 글이, 내 일상에 잡음들이 가득 들어차면서, 사실 갈피도 못 잡겠고, 한 줄의 글도 써 내려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꾸준히 써 내려가기로 다짐했기에, 그나마 이렇게 글을 내 나름에서는 꾸준히 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속마음에 대한 글을 차분히 털어놓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읽혀야 할 글을 쓰다 보니, 그에 따른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이렇게 표현하면 우습지만, 창작의 고통?이랄까?... 일기처럼 혹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가는 건 하루에 5편의 글도 더 쓸 수 있고, 그렇게 쓰면 재미도 있고, 속마음도 풀릴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읽혀야 할 글을 쓴다는 건. 내가 하고 싶은 말과 내 판단과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로 써 내려간 것이 아닌, 순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글을 쓰는 과정이 즐겁기보다는 고행과 고민의 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는 브런치에서 쓰는 글이 너무 좋다. 그래서, 계속 쓰기를 원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두서없이, 그냥 정말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지만, 혼자 읽기는 싫은 나만의 일기와 같은 글을 써 보았다. 


오늘의 글에 대해 굳이 칭하자면, '막 써 내려간 마음' 정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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