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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야 Jul 03. 2023

그녀는 동생이다.

좌충우돌우리들이야기(정신장애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미영 씨와 유진 씨는 매우 친하다. 그들의 나이가 10년 차이가 난다.
 외출 시 다정하게 손을 꼭 잡고 걸어간다.     

   경직 증상이 있어 몸이 유연하지 못한 유진 씨가 안쓰러운지 도시락 뚜껑을 열지 못할 때 잽싸게 달려와 열어준다.
 
   어느 때는 그녀를 어린 동생 대하듯 또는 아기 대하듯 밥을 떠먹여 주기도 한다.
 난 얘기한다. “언니가 힘들어도 가능한 본인이 할 수 있게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해준다.      

   미영 씨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다. 당뇨로 어린 나이에 하늘나라에 갔다.     

  

  아빠는 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며 미영 씨를 나무랐다고 한다.

제대로 누나 노릇을 못한 것에 죄책감을 많이 가진 듯싶다.
 동생 얘기를 할 때면 울먹이곤 한다.
 
  “하늘나라에 있는 동생이 자신을 잊지 못하고 슬퍼하면 많이 힘들어할 것이다”라고 말해준다. 동생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나중에 다시 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씩씩하게 생활해 주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을 얘기한다. 약간의 위로가 된 듯 표정이 한결 편해 보인다.


  애틋하게 유진 언니를 대하면서도 가끔 티격태격한다.

  말수가 적은 유진 씨는 기분 상할 때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대답을 하지 않는다.      

대답을 하지 않을 때 미영 씨는 엄청 불안을 느끼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난 중재에 나선다.     

  “뭐 기분 나쁜 일이 있나요?”

  “얘기를 해야 상대방이 무엇 때문에 화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반복해 말을 건넨다.     

  그제야 “나한테 떡갈비를 주지 않아서 화가 났어요”라고 한다.     

  이를 지켜본 미영 씨는 용기에 담긴 자신의 몫을 잽싸게 꺼내어 언니에게 건네준다.


  떡갈비를 무척 좋아하는 그녀이다.          

  

  유지 씨는 이미 자신의 몫으로 제육볶음과 김치겉절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여전히 미영 씨는 동생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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