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그리고 사탕
좌충우돌우리들이야기(정신장애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약을 타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동행한다.
다혜 씨는 혼자서 버스 타고 병원 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 20대 초반 요양시설에 생활하다 이곳에 50대 초반에 오게 되었다. 그곳은 항상 봉고차로 무리를 지어 함께 했을 것이다.
그녀는 자가용 타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 옆에 똘이를 대동하여 합승한다.
똘이는 불안한지 다혜 씨 옆에 꼭 기대어 있는다. 그런 모습이 좋은지 미소 지으며 물
끄러미 쳐다보곤 한다.
보통 원무과에 가서 접수를 한 후 의사 면담이 이루어진다. 접수하는데 이제는 내가 없어도 먼저 들어가 밝게 인사를 건넨 후 접수한다. 4년 전만 해도 혼자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의사선생님과 그간의 생활을 언급하고 나온다.
다희 씨는 선생님과 좀 더 상담이 이루어진다.
이제는 약도 본인이 직접 탄다. 본인이 준비한 가방에 조심스레 차곡차곡 넣는다.
비가 쏟아질 듯 날이 어두웠지만,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다혜 씨의 얼굴이 평온해 보인다.
다혜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나에게 사탕을 건넨다.
매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가방에 챙겨 두었다. 난 사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가 좋아서 주는 것에 거절하기 어려워 받았지만 먹지 못해 일일이 봉지를 벗겨 분리수거하여 버려야 했다.
“다혜 씨 미안하지만 난 사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다음부터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용기 내어 솔직하게 말했다.
그녀는 “그러면 딱 이번만 받아요”라며 또 건넨다.
이틀 지나 또 준다. 이번에 마음을 잡고 완강히 거절했다. 또 한 번의 용기가 필요했다.
“다혜 씨 마음은 아는데, 이걸 가져가면 먹지 않아 버리게 돼요.”, “다혜 씨도 많이 먹으면 이가 상하니 가급적 자제하고 나한테도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잠시 주는 것에 주춤해 한다.
상대가 싫다는데 굳이 사탕을 주는 이유를 물었다. “그냥 주고 싶어서요”라고 간단히 말한다. 아마도 그녀에게는 나름 상대를 좋아하는 하나의 표현인 듯 싶었다.
난 말했다. “다음에 내가 좋아하는 우유를 주면 어떨까요?” 라는 말에 그제서야 그녀의 사탕 건네는 행동이 중단되었다.
“진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말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