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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충고를 잘하는 나

성찰

by 반야

10년 전 그녀와 헤어졌다. “사람들한테 조언 충고를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녀가 엄마와의 관계를 힘들어하여 몇 마디 한 것뿐인데, ‘그렇게나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나’라는 생각에 그녀의 속 좁은 마음을 아쉬워했다. 그녀는 상담 관련 일은 한다.

나의 부족함에 본인도 당신의 주장을 얘기했으면 관계를 끊지 않았으면 했는데, 단칼에 카톡에서 지워버렸다. 최근 집단상담에 참여한 적이 있다. 피드백시 나에게 조언 충고를 잘한다고 말한다. 난 그저 지지보다는 통찰을 갖게끔 구성원에게 부드럽게 말했을 뿐인데, 나에게 그런 피드백이 들어오니 당황스럽고 화가 났다. 나 딴에는 생각해서 해 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나름 상처가 되었는가 보다.


진심 어린 충고나 조언은 상대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고, 좋은 말,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한자성어 (양약고구)가 있다. 조언과 충고의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의 마음상태에 있는 것 같다.


조언. 충고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집단 상담으로 인해 나의 성향에 정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상처였다.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조언은 타인에게 경계심이 되어 가능한 공감 하되 조언, 충고를 하지 않고, 상대가 원할 때만 조언·충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분명한 한 것은 살면서 좋은 소리만 들을 수 없다. 좋은 소리, 칭찬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또한 기분 좋지 않은 충고, 비난을 들었다고 거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내가 도움이 되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충고와 조언, 그리고 비난의 차이는 뭘까? 문득 그 의미를 알고 싶어진다.

비난은 상대를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 아닌, 한 단계 상대보다 우월하다는 저변에 깔린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고 본다.


뭐든지 지나치면 안 될 듯싶다. 적절히 상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하면 된다. 그러나 자주는 문제이다. 잔소리로 비칠 염려가 있다.

내 친한 후배가 있다. 많은 장점이 있고 엄마로서 더할 나위 없이 괜찮은 친구이다. 그러나 우울감이 배어 있다. 난 그녀에게 조언, 충고를 자주 하는 나를 본다. 해놓고 후회한다. 그냥 들어주면 되는데, 그럼에도 잘 살아내고 있으면 그냥 바라만 봐주면 되는데, 분명한 것은 조언, 충고는 상대가 원할 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조언, 충고 습관은 여하튼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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