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그리고 또 다른 도전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미영 씨는 조만한 공동생활가정을 떠나게 된다.
중학교시절 아버지의 죽음으로 엄마가 키울 수 없어 보육원에 맡겨진 그녀는 적응을 하지 못했다.
중학교 때부터 불안, 허리통증 등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였다. 두 번의 주거시설에 걸쳐 본 기관에 최종 오게 되었다.
그녀의 유일한 가족인 50대 초반인 엄마는 오랫동안 앓아온 당뇨로 인한 치매로 요양시설에 계신다.
항상 돌봄을 받던 그녀가 이제는 엄마를 돌봐야 하는 보호자가 되었다.
엄마의 용돈을 챙기고, 면회를 가곤 한다.
때론 “엄마는 왜 나를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대곤 한다.
그녀가 공동생활에 온 지 어느덧 5년이 흘러갔다. 한 달에 십만 원 정도 저축을 하였다. 지금은 사백만 원이 좀 안되게 통장에 저축되어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이고 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어 선지, 1년도 안되어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다. 임대보증금으로 2,326,000원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자립에 필요한 냉장고, 세탁기 등 도움을 줄 기관을 찾았다. 모아놓은 돈, 일부는 그릇 등 필요한 것을 사기로 하였다. 월 임대로 48,200원 관리비 7만 원 미만이라고 한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아파트를 신청하였고, 도시공사에서 관할하는 아파트이다. 본 기관과 가까운 곳으로 깨끗하고 방도 두 개로 그리 좁지 않다.
한번도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는 미영 씨, 기대반 불안감반으로 선정에 기뻐하다가도 불안이 엄습하였는지 말없이 우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뭘 집안에 들여할지 고민한다.
그녀의 나이가 30대 중반, 본 시설에서는 영구히 살 수 없기에 실패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탈시설화로 소규모로 가정집처럼 생활하는 곳이나 일정한 시간 5년이 지나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 혼자 일상생활능력이 되고, 자립의지가 있고, 경제적인 능력이 되면 가능하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한 달 입원해 있다가 다시 시설로 입소하거나 다른 시설로 옮겨야 한다.
예민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에 피로감을 갖는 그녀에게는 인원이 많은 생활시설은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이 집을 나간 후 어떠한 삶을 그려나갈지 염려되는 바도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강점이 있다.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자기 것을 나눌 줄 아는 배려심이 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그녀를 믿으며 괜한 걱정을 하지 않으려 한다.
수시로 불안으로 인해 병원을 가거나 단호한 성격에 잦은 감정의 변화로 힘든 적도 많았다. 되돌아보면 그녀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고 정신적 성장을 가져오게 하였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으리라 믿으며, 내 삶에 그녀와의 짧은 인연을 감사하며 그녀에게 “파이팅”을 힘차게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