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생활가정이 존재하는 이유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공동생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립적인 생활기술(일상생활, 대인관계) 능력을 키우고, 책임감을 기르는 데 있다. 이곳에 오는 분들이 마음 편했으면 좋겠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구나',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 또한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돕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이곳 생활을 통해 알게 하고 싶다.
공동생활의 담당자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돌봄이 아닌 최대 위험만 제거해 자립적,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회원들의 최대한 강점을 살리는데 지향점을 갖는다.
일반 가정집처럼 하루 세끼를 뭘 먹어야 할지 늘 고민이다.
정신과 약 이외에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
너무 단 것, 짠 것을 가능한 피해서 채소 위주로 식단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집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어야 건강하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곳 기관에 입주하기 위해 방문하는 분들은 간혹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막상 이곳에 입주하면 요리를 하고 설거지하며 뒷정리, 청소 등을 해야 한다.
이러한 자립적인 역할에 매우 부담을 느끼거나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 세끼를 차려 먹는 것이 비장애인에게도 힘든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버거운 일이다.
버겁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의 성장을 가져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왜 내가 밥을 하느냐’, ‘설거지하기 싫다'며 저항적 태도를 보이곤 한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흐르며 자발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이행한다.
어느 때는 자신의 역할이 아님에도 동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가끔,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직접 반찬을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나의 역할에 종종 딜레마가 온다. 요리교실을 통해 반찬을 만들기도 한다. 만들지 못할 때는 반찬가게를 이용하거나 완제품을 구입한다.
1인 종사자로서 행정, 회계, 상담, 생활 관리 등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당사자가 적든 그렇지 않든 모든 서류를 구비해야 된다. 이상적 역할에 대한 갈등해결은 선한 것에 집착하되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며, 소진이 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곳 당사들은 언젠가 떠나야 된다. 혼자 자립을 하여 살든 다른 시설에 살든
내 방을 청소할 줄 알고, 음식을 만들 줄 알고, 설거지를 할 줄 안다면 어디에 있든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본다.
기관이 존재하는 목적, 지향점을 늘 염두에 두어 그들도 나도 행복한 공동생활을 가꾸어 가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