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쥐에 대한 새로운 시각
길가에 가던 중 도로 옆 환삼덩굴 밑으로 조그마한 동물이 꼼짝 않고 눈을 뜬 채 웅크리고 있었다. 다람쥐나 청솔모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쥐'였다. 어디가 아픈지 꿈쩍 않고 있다.
외상은 없어 보인다. 잠시 후 몸을 다시 움직여 덩굴 안으로 좀 더 옮겨갔다.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상하게 징그럽기보다는 눈이 초롱초롱하니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가 키우는 반려견 '봄'이 눈처럼 예뻤다.
그다음 날 가보니 눈을 감은채 죽어있었다.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들었다. 혹여 병이 나한테 옮겨지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채 잔가지를 이용해 차에 갈리지 않도록 깊게 덩굴 안으로 넣어줬다
쥐를 한 번도 가까이 자세히 본 적이 없다. 달아나는 쥐, 죽은 쥐만 봤어도 ‘살아있는 쥐’를 자세히 눈을 바라본 적은 없다.
문득 쥐는 어떤 동물인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이렇게 눈이 초롱초롱한 쥐가 절대적으로 유해한가 궁금해졌다. 우리는, 아니 나는 쥐는 징그럽고 백해무익한 설치류로 인간에게는 절대적인 악으로 여겼다. 전염병을 옮기는 유해한 동물로, 중세 시대에 흑사병으로 유럽인들이 많이 죽었다는 사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검색내용을 보니 힌두교에서 쥐를 신으로 받들고, 다른 나라에서는 쥐로 요리하는데 그 맛이 닭맛처럼 맛있다고 한다. 단백질 보충제이다. 군사 및 인명구조로 목적으로 쓰인다. 즉 지뢰탐사로 이용된다고 한다. 또한 인간을 위한 실험실 동물로 사용되며 위령제를 지내준다고 한다.
어떠한 생물도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모든 생명이 귀하다는 것을 세삼 한 번 더 깨닫는다. '쥐야 평안히 잠들렴' 마음속으로 빌어주었다. 참 신기하게도 그다음 날 꿈을 꾸었다. 살아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