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적 증상의 이해와 성장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편집적 증상을 가진 당사자가 입주하게 되면 운영자는 물론 같이 사는 친구들도 상당한 힘듦을 경험한다.
힘든 이유는 편집증적 증상은 타인의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을 공격하거나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 마음은 피해의식과 적대적 분노의 감정이 깔려 있다.
권위상에 있는 관계와는 잘 지내지 못하며 지도를 따르는 것에 수용적이지 못하고 마지못해 하거나 저항한다. 지나 가다 무심코 손을 건드렸을 뿐인데 자신을 공격하는 줄 알고 정색을 하며 화를 낸다. 상대방의 행동, 태도를 민감히 관찰하여 의도나 약점, 비난을 찾아 험담을 한다. 약점이 있거나 자신보다 나약한 사람에게 함부로 하거나 비난한다.
대화 시 자신의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다.
혹여 약점을 잡힐까 봐 개인적 얘기하는 것을 꺼린다. 타인과 자신이 공평하지 않고 더 피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시정을 요구한다. 관철되지 않을 때 따지거나 반항하며 역할을 거부한다.
배려심 있고, 먹을 것을 주거나 자신의 역할이 아님에도 자청해서 도움을 주며 때론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함 면이 있다. 안타깝게도 그들에게 갖고 있는 좋은 점이 지속되지 못할 뿐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상대에 대한 반항적 태도, 미움, 공격은 투사적 동일시다. 그 내면에는 자존감이 결여되어 있다. 즉 나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적고 이에 대한 비난, 싫음을 타인에게 투사한 것이다.
운영자는 그들의 전이에 휘말려 화내고. 흥분하며 이끌려 다니지 말아야 된다. 즉 휘말려 같이 불안하여 언성을 높이거나 빈정대듯 말하지 않는다. 종종 내 자신도 흥분하고 불안해 하나 당사자가 반박, 저항, 공격적 태도를 보일 때 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대할 때 감정적 소모가 덜 하다.
당사자가 느낀 감정을 받아들이고 또 다른 생각을 볼 수 있게 질문해야 한다. '화가 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 생각 말고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어떤지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즉 관찰자로서의 자신을 보게 한다.
편집적 인격장애는 망상장애, 편집적 조현증으로 이행될 수 있다. 편집적 증상은 자신의 삶을 지탱하기 위한 나름의 수단임을 이해한다. 온전히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개입이 필요한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태도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지나쳐 침소봉대할 때 문제가 되는 듯싶다.
편집적 성격을 가진 이들은 논리 정연하고 자기가 목표한 말을 정확히 이야기한다.
자신의 장점. 취약점을 받아들이고 비록 약점이 있더라도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고 '사랑받을 만하다'.'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수용할 필요가 있음을 인지시킨다.
그러나 편집증 증상을 가진 당사자와 지속적으로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관계가 종료되어야 한다. 즉 자신이 이 당사자를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타 시설을 소개해줘야 한다. 여기서는 힘들지만 타 시설에는 잘 지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장황하게 편집적 증상에 관해 언급했지만,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속성이다. 다만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고 자신과 타인을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공동생활의 가족들은 정신과적 증상 교육을 통해 나와 타인의 이해를 하는 기회를 갖는다.
비록 이곳 시설을 떠나간 당사자들도 남겨진 우리도 경험이 상처가 아닌 한 단계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