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처럼 살고 싶어요"
정신장애인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7년간의 공동생활 운영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한다.
미영 씨가 본기관과 가까운 임대 아파트에 선정이 되어 독립해 나갔다.
독립 후 생애 처음 혼자서 잠을 잤다. 그러나 퇴소 다음 날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늦은 저녁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건지 계속해서 소리가 들려 무서웠다'며 오늘은 시설에서 자면 안 되는지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을 한다.
퇴소 처리가 된 상태이지만 돌봐줄 가족이 없어 당분간 자도록 했다.
정신보건지침에 5년이 지나면 퇴소를 해야 된다.
타 시설로 가기를 원치 않으면, 집에 머물다 오거나 병원에 한 달가량 입원해 있다 와야 한다. 여하튼 사정이 되지 않으면 낯선 시설로 전원이 되어야 한다
다혜 씨는 5년 후에 여기를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선생님과 함께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라고 말을 한다. 법인이 아닌 개인이 운영주체이기 때문에 정년이 되면 이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 물론 자격이 되는 누군가 이 시설을 넘겨받아 운영될 수 있다. 여하튼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5년마다 그들이 사는 곳이 바뀌거나 또 다른 낯선 이들과 부대끼며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다.
5년마다 계약을 하되, 퇴소 없이 지속적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공동생활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자립이고 독립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증상과 능력은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해 주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게 제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