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치 않게 바다에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에 관한 뉴스를 접한다. 또한 환경오염 주범이 비닐과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언니는 농사를 짓는다. 나도 가끔 얻어먹기에, 풀이 나오지 않도록 사용한 비닐, 플라스틱 모종판, 병해충방제 플라스틱 병 등을 한데 모아 일주일에 한 번 버려준다.
10년 지난 비닐하우스 동이 있다.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 농작물 등이 보관되어 있다. 옆면에 조각난 비닐이 보인다. 손으로 만지려 하니 부스러진다. 비닐의 최후를 처음 보았다. 집에서는 비닐 분리수거함에 곧바로 넣어 그 결과를 보지 못한다. 10년이 넘은 비닐은 줍기조차 어려운 작은 입자로 변한다. 부스러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미세입자의 비닐은 농사짓는 땅에 흡수될 듯하여 열심히 주어 담았다. 땅이 오염될까 봐 심히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잘 주어지지 않는다.
언니는 농약은 물론 비료조차 주지 않고 유기농 퇴비로 농작물을 키우고 있는데, 이 비닐입자는 토양을 오염시키는 최악의 물질일 듯싶었다.
농사짓고 있는 언니는 토양 오염을 시키지 않으려 살충제, 제초제의 사용을 하지 않으려 한다. 힘들게 길가나 산에 가서 은행나무잎, 은행을 모아 삭혀서 살충제로 사용하거나, 유기농 퇴비, 카놀라유(벌레퇴치제)를 이용한다. 그러나 감나무, 복숭아나무, 깻잎 등이 시원찮은 수확에 "열매가 열리지 않아, 벌레가 다 먹어버려"라며 울상을 짓는다.
앞에 밭은 고추농사가 잘 되었다. 고추가 굵고 붉게 잘 영그렀다. "언니는 왜 저렇게 키우지 못해"라고 말하자 "저것은 살충제, 비료, 색소농약을 써서 그래" 라며 자신의 부족함을 방어라도 하듯 일침을 가한다. 언니 왈 "요새는 농약을 주지 않으면 열매가 잘 맺지 않아"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번 한 해는 언니네 식구만 먹을 양의 고추만 수확이 되었다. "동생아 이번에는 주지 못할 것 같아"라며 미안해한다.
바다 물고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는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인 것처럼, 비닐하우스의 최후는 땅에서 자라나는 식물에게 영향을 미쳐 인간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된다. 땅은 언제가 비닐의 작은 입자, 살충제, 농약 등으로 더 큰 몸살을 앓게 될 것이 눈에 선명하다.
제주도에 즐비한 비닐하우스 동을 보고 '언젠가 비닐하우스 금지를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라며 환경에 관해 글 쓴 이제연 브런치 작가의 글이 매우 인상적이다.
플라스틱은 500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는다고 한다. 이 말은 500년이 지나야 완전 분해 된다는 말일 것이다. 얇은 비닐의 최후를 보며 나의 비닐봉지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당장의 이익이나 편리는 고스란히 고통으로 되돌아오는 듯하다.
걱정이다. 풀이 나지 않게 덮어놓은 비닐 등을 걷어내려면 힘겨운 노동이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