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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Nov 18.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66

남편이 사 오는 음식은 입이 달렸다

Carl Randall

"Sushi" (2011) Oil on canvas
41 x 29cm



남편이 사 오는 음식은

입이 달렸다







징그럽게 미울 때

징그럽게 안 풀렸지




세상 속 시끄러운데

저거 얼굴 안 보면

좀 편안해질까




쫌만 여유가 생기면

도망가고 싶었는데




상황은 더 악화일로로 치닫곤 했지




난 대체 전생에 나라에 뭔 짓을 했길래




이리도 열심히 사는데




쨍하고 해가




내게만 안 뜨는지




남들은 설렁설렁해도

술술 풀리듯 보이




난 왜 안 풀려




매일 술인지




대충 살면 억울하지도 않지




난 대체 뭐가 될 건지




......




이젠 늙어 싸움도 지친 어느 저녁




혼자 쓱 나간 남편이

뭘 주섬주섬 꺼내놓는데




아들 좋아하는 회며

내가 좋아하는 순두부찌개까지




성격상 미안타 말은 못 하고




식탁 위 주욱 꺼내놓은 음식물이 입이 달렸다




"미안해, 미안해" 하며




합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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