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02

무슨 미친 여자 같애

by 계영배

Yue Minjun(Chinese, b.1962)
"Untitled", (2012)

Oil on Canvas

100×80cm


무슨 미친 여자 같애








지잉~





핸드폰이 울린다





12시 40분인데 대체 누구야





눈에 익은 이름





야! 넌 왜 꼭 술 먹고 전화를 하냐?





"아냐 안 먹었어

아니 조금 먹었다."





왜 무슨 일인데?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아니 왜...





"딸 친구들과 유치원 때부터 삼총사라

엄마들도 다 친한데


한 명은 조용하다


갑자기 뒤늦게 우리 딸이 지원한 곳에

자기도 지원해 저만 붙고


또 한 명은 전혀 아무 말도 없다

갑자기 미국 파슨스에 붙었다고 해


결국 셋 중 우리 딸만 바보가 되었어."





아..........





"근데 친구야

나 아까 낮에는, 낮에는

분명 진심으로 축하해 줬었거든?"





응...





"근데, 지금 기분이 왜 이런지...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어

무슨 미친 여자같애."





"생각해 보면

그 엄마들이 나한테

꼭 말해야 되는 것도 아닌데


난 막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후로도 전화를 끊을 때까지





"낮엔 진심으로 축하해 줬었다."는 말을

친구는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아마

진심으로 축하해 줬을 것이다

나도 안다





그런데 친구라 그런가..





나도 이 친구처럼

똑같이 배신감 비슷한 것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나도 잠시 혼란스러웠다





배신감을 느끼는 게 이 상황에 맞는 걸까?





아님 우리 둘 다 이상한 사람들인 까?





자정이 넘어

12시 40분에





자신의 감정이 너무 부끄럽다며

전화한 친구의 마음이





그냥 막, 너무도, 무작정, 이해가 되었다





우리 둘 다 못난 찌질이

밴댕이 소갈딱지인





그래서 둘이 친구인 건지...





무튼

아무 힘없는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먹이는 거 정도





조만간 만나

따뜻한 거라도 왕창

사 먹여야겠다




The Beatles Hey Jude (Original 1968 Long Version) HQ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