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배의 멘탈 연고1화 '남인숙 작가는 빌런인가.'

우아한 거지

by 계영배





다음 세상에선 백화점으로 태어나고 싶다



아들과 판교현대백화점에 갔다



날씨가 좋아지니 가슴이 싱숭생숭한데 백화점에까지 오니 아주 그냥 선녀 날개 같은 옷들이 저마다 나를 좀 데려가 달라고 아우성이다.



다른 날 같았음 그냥 못이기는척 언제나 24시간 대기중이신 '무이자 할부'님의 도움을 받아 신나게 질러볼 수도 있겠으나 이미 내 손엔 아들 옷이 한보따리 들려 있는데다 지난달 살짝 오바했던 카드 명세서까지 급 눈앞을 스쳐가며 내게 "워워~~" 를 외쳐대는 통에 마치 양쪽 눈을 가린 암말이 직진하듯 마음을 비우고 '마함바라바라밀다...'를 속으로 외우며 각 층의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지하 1층까지 무사히 내려오는데 어찌어찌 성공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 갔었어야 했다)




나는 옷을 못 사 허한 마음을 달달한 음식으로 대충 꾸역꾸역 메꾸고는 주차장을 가려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중간에 떡허니 서점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이끌려들어간 그곳에선 방금전 여러가지 이유로 집으로 데려가지 못한 옷들처럼 각종 알록달록한 표지로 나를 반기는 책들이 한가득이었는데 그중 유독 화사한 표지가 있어 집어 들었더니 남인숙 작가님의 신간 '내방식대로 삽니다."라는 책이었다. 광고 문구에는 "카드를 수만번 긁었습니다..".블라블라 써져있었는데 광고문구를 보고는 방금전까지 나를 위한 카드 긁음을 포기하고 내려와 기분이 언짢던 나는 "누구는 좋겠네~~."라고 중얼거리며 그만 책을 내려놓고 서점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과연 누가 빌런인가



누구는 카드를 수만번 긁고도 욕을 바가지로 먹기는 커녕 그 남다른(?) 소비 경력을 책으로 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가하면 누구는 수만번은 커녕 수천번도 안긁었다해도 그 카드값을 본인이 내지 않는 이상(사실 본인이 내도 소득 창출 방법에 따라 욕을 또 어떻게든 신나게 먹는 세상이긴 하다. 아...어렵네...) 내주는 사람입장에서 봤을때 카드를 긁는 분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에 조금이라도 오바된다 생각되면 그 행태는 그저 과소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곤한다.




그럼 여기서 누가 빌런일까. 자신의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에피소드를 잘 엮어 책으로 내 과소비를 하고도 돈과 명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타작가일까 아니면 돈 많이 쓴다고 매번 잔소리해가면서 생활비를 주는 가장일까 아니면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을 어떻게든 규모있고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가정을 잘 이끌어나가려고 부던히 노력은 하고 있으나 남편분과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판이하게 달라 결국 결혼한지 십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돈한푼 못 벌면서 눈은 높다."는 비난을 평생 받고 살아가며 언젠가는 복수를 해버리겠다며 심리적 칼을 갈고 있는 전업주부 아줌마일까?





내 생각엔 이 이슈에서 빌런은 없다. 굳이 찾자면 자신의 즉 본인에겐 나름 정당했던 소비의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던 일인이 혼자 못난이일뿐





나는 멍청해서 돈을 못버는가



우리는 누군가 크게 성공했다고 하면 그들이 뭔가 남달리 비상한 사업수단을 가졌거나 두뇌가 과하게 똑똑하거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다르게 모범적인 생활양식을 가졌을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들은 당연히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못한 나는 지금 당장 누군가의 성공스토리를 듣고 뭐 잠깐 가슴이 뭉클해지긴 했으나 그동안 숱한 경험에 비추어봤을때 나란 사람은 어차피 작심삼일이 될 것이 뻔하다고 단정지어 쉽사리 포기하고는 이내 배달앱을 열어 단골집에 치킨이나 족발을 시킨 후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면서 주로 이런 말을 중얼거리며 자위하는 우리자신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아씨..인생 뭐 있냐~~."




그런데 반백살정도 살아보니 꼭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꿈에 그리던 모대학원에 들어가다



나도, 내인생에도 왠지 뭐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처럼 사그라들기미를 안보이던 어느 여름, 낼모레 오십을 앞둔 늦은 나이에 진학을 결심했던 난 갖은 고생 끝에 작년 봄, 꿈에 그리던 모대학원에 들어갔다.




처음엔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만 하는 것이 너무 가슴아플정도로 내 열정을 다 바쳐 공부에 전념해 1.83으로 학부를 졸업한 내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호사스러운 두학기 모두 올A학점을 받았다.




그러나 3학기였던 지난 봄 드디어 코로나가 잠잠해져 대면수업을 하면서는 왕복 4시간 걸리는 수업을 다니면서 급기야는 머리가 다 빠지고 몸이 코끼리처럼 붓기 시작했고 나는 급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하는 현타가 와. 이번 학기를 끝으로 휴학을 결정했고 지금 기말고사기간인데 공부는 안하고 이 글을 끄적이고 있다.





로망에게 뒤통수를 맞다


나는 너무 오만했던 것 같다. 남편이 '돈도 못벌면서 눈만 높다'며 십수년간 입으로 융단폭격을 시도때도 없이 날리는 통에 참으로 치사스러워서 신속한 경제적 자립을 원했던 내게 누구는 경매를 배워서 빌라에 투자를 하라는 둥 아니면 옷을 좋아하니 옷가게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는 등 여러 조언들이 많았으나 나는 나답게 내가 지향하는 좀 더 우아하고 이지적이어 보이는 방향으로다가 서서히 경제활동의 필드로 나아가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꾹꾹 참으며 내 손으로 돈을 벌어 남편에게 오만원권 수백만장을 날려주며 멋지게 경제적 독립을 선언할 그 날을 꿈꾸며 공부를 장기간 무지랭이처럼 지속해왔었는데 이렇게 내 손으로 돈 십원 한 장 벌기도 전에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고나니 과연 내가 제대로 된 길을 선택한 것이 맞나 싶었다.




과연 세상에 내가 꿈꾸던대로 열심히만 한다면 과정도 우아하고 돈버는 순간까지도 세상 이지적임을 잊지않는 직업이 존재하긴 한건지 ..아니 것보다 나는 이 짓을 언제까지해야 손에 백원짜리 하나라도 쥘 수 있는 것인지. 내가 성과를 보일 수 있을때까지는 내 몸이 좀 참아쥤어야하지 않나...난 대체 왜 이런가...




늙은 나이를 학점으로 어떻게 만회해보고자 좌우지간 부던히도 노력하며 "고3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하버드를 갔을텐데..." 를 속으로 수백번 중얼거리며 학기 내내 혼자만 맨날 시험기간이었던 나는 갑자기 찾아온 탈모와 코끼리처럼 부은 몸에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며 대학원 생활에 급 회의적인 모드로 돌아서게 되었다.





ppt가 무엇의 약자인가요



그런데 사실 배신감은 저혼자 그냥 느낀거고 말그대로 내가 일종의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이었다. 세상에 우아하고 간지나게 돈벌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그 과정도 재미지고 흥미진진하기만한 직업이 어디있겠는가(그래서 우리 남편도 그 과정이 고달프기에 모진말을 쏟아내는 것으로 내게 답답함을 토로했을 것이다.)




그간 누가 뭐래도 학교 수업 가는 날이면 집이 먼지라 등하교에 4시간씩 걸려 저녁시간 전에 못오니 남편과 아이가 먹을 음식들 다 준비해 넣어놓고. 과일까지 깎아서 준비해놓는 등 좌우지간 나의 학업이 이들의 삶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부던히도 노력하며 그덕에 오고가는 차안에선 줄창 졸아대 앞뒤 차들의 경적 소리를 연신 듣는 등(사고가 안 난 것이 신기할정도... 하나님도 내가 딱하셨었나보다....) 무튼 하루하루 숨이 꼴깍꼴깍 넘어갈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던 내게 탈모와 코끼리 부종은 세상도 무심하지지... 정말이지 너무한 처사였다(직장다니며 대학원 다니시는 직장맘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부끄럽지만 워드는 자판만 누를 줄 알고 ppt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모르며 엑셀은 이름만 들어본 나에게 과제를 하기도 전에 당장 그 프로그램들 사용법부터 배워야 해 모든 과제에 드는 시간이 남들보다 두 세배 더 걸리는 등(아들이 없었음 나는 학교에 붙여줘도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보상없는 24 시간 풀가동은 어느덧 중년 아줌마를 하얗게 불태워버렸고 머리카락및 코끼리부종과 학점을 바꾼 나는 일종의 '공부라면 이제 토나옴' 상태에 빠져 버렸다.





단군이래 가장 돈벌기 좋은 세상



요즘엔 특히 유튜브를 보면 정말 온갖 컨텐츠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다. 단군이래 가장 돈벌기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들 하는데 정말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각종 개성있는 컨텐츠로 다들 자본주의의 덕을 단단히들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혼자 고고하게 가난한 나는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언젠가 아들이 보여준 유튜브 영상에서 얼굴에 트러블이 가득한 청년이 불량식품을 마구먹으며 신나게 방송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특이한 실험들을 많이 해서 구독자도 많고 성공한 유튜버라고 한다.




과거같았으면 저렇게 돈 벌 바에야 안벌고 만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저렇게" 라는 표현을 쓰며 남의 밥벌이를 비하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청소일 등 3D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비하하는 것은 나쁜 일이고 우스꽝스러운 컨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를 비하하는 것은 왜 괜찮은가





서울대 형아들은 게임 만들면 안되나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학교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배웠지만 우리는 여전히 직업에 귀천을 정해놓고 사람들을 평가한다. 옛 현인들이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고 했는데 우리는 불법,탈법이 아니더라도 우아해보이지 않은 방법으로 돈벌긴 여전히 주저하고 민망해한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 엄마한테 공부안하고 게임만 한다고 등짝을 호되게 맞던 시절을 지나 이제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85학번 동기들이 게임산업 등으로 신나게 돈을 벌어 어느덧 국내 재벌 순위 상위에 나란히 랭크되며 사회 지도층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 시기에 그들이 과연 게임같은 오락분야는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교육적인 목적을 가진 온라인 서비스만 제공했다면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을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집 거실에 티비를 치우고 책장을 놓아야 의식있는 엄마이고 핸드폰이나 탭을 자주 쥐어주는 엄마는 '직무유기맘'이라는 둥 비난을 받기 일쑤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딩학원은 필수이고 '디지털 네이티브'라서 요즘 아이들은 최첨단 기술을 더 잘 받아들이고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 증강현실기술인 AR기술이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분야가 교육분야라는 뉴스들을 보면서 이 우스꽝스럽게도 재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소크라테스도 어느 벽에 쓰여진 것을 옮겼을 뿐인데 그가 말했다고 소문난 "너 자신을 알라." 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라는 명언 역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데 이렇게 시시각각 발빠르게 변화해가는 세상속에서 누구의 영화 제목처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일들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일어날 정도로 숨가쁜 변화를 맞고 있는 지금 유일하게 영원히 새롭고 영원히 독보적일 콘텐츠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컨텐츠를 팝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사람들은 사연이 있는 인물의 에피소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열광한다. 이유는 하나다. 나보다 힘든 삶을 씩씩하게 잘 살아낸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참으로 손쉽게 위로를 받아 즉각적으로 우리 삶의 또다른 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란 말이냐며 잔인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우리 모두 다 나약하고 한없이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이 말을 안해서 그렇지 너무도 고달픈데 주변 지인들에게 털어놓고 위로 받기는 영 자신 없던 차에 나와 비슷한 혹은 더 힘든 상황에 처했었지만 잘 꿋꿋하게 이겨낸 누군가에 이야기를 듣고 힘이 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힘든 상황을 지나고 있는 사람에겐 당연히 위로가 될 것이고 이미 그 터널을 지나온 사람에겐 청자나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그로 하여금 자기효능감의 극대화 효과를 불러 일으켜 그간 힘들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충만한 자기만족감을 통해 또다른 의미있는 행보를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박을 썰어 돈을 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극단적이고 격정적인 에피소드가 없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혹은 그런 사연이 있긴 하나 꼭 내가 그런 구구절절한 사연을 팔아가면서까지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는 분들도 많을 것이기에 나는 유튜브에서 수박 써는 영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 유튜버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뭐 별 것 없다. 그저 수박을 썰어 통에 가지런히 담고 채소도 손질해 담고 주방을 조용히 청소 하기도 하고 ...뭐 그런 내용이다. 주부인 내가 매일 하는 형동을 누구는 "아이고 내팔자야~~"하면서 신세를 한탄하며 하고 누구는 청소도 하고 돈도 벌고 각종 댓글들로 응원의 메세지를 받으며 심지어 팬덤을 형성하기도 하는 등 아주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 가는 곳에 돈이 가는 법



돈을 번다는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제공한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튜브만 들어가도 각종 온갖 종류의 콘텐츠들이 난무한 지금 가장 독보적이고 색다른 콘텐츠는 나자신일것이 분명하므로 이렇게 유일무이한 나라는 콘텐츠를 어떻게 세상에 남다른 방법으로 선보일까 그것에 관한 고찰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유튜브를 나는 가끔 유튜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내가 필요로하는 많은 정보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채널의 운영자들이 다 처음에 잘될 것을 예상하고 시작했을까 노노 아마 처음엔 반신반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며 아예 기대도 안하고 개인 기록용으로 시쟉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럼 그들이 그렇게 세간에 알려지기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내가 좋아서 했기 때문이다. 미우나고우나 내가 좋아하는 일이므로 그들은 구독자 정체기간 댓글테러 등등 갖은 악재에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내가 대학원 공부를 피터지게 한 것도 역시 누가 시켜서 한 공부가 아닌 내가 좋아서 한 공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랬기에 내생애 절대 있을 수 없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라고 정리하면 쉽겠다. (물론 너무 오버해서 탈모와 코끼리 부종을 얻긴 했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으니 뭐 할 수 없다)








남인숙 작가는 빌런인가



집에와서 온라인서점에서 남인숙 작가의 신간 '내방식대로 삽니다.'를 결제했다. 내용이 대충 예상은 되지만 여전히 남인숙 작가님의 글은 그분의 상큼한 인상만큼이나 기대되고 설레인다.





봉준호감독님의 영화가 봉준호 감독스럽고 김영하님의 글이 김영하라는 사람과 너무도 찰떡이듯 남인숙 작가님의 글도 작가의 내외면 모두를 너무도 솔직히 담고 있는 탓에 나오는 신간들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곤 한다.




아마 남인숙 작가님이 방금 메이크업 받고 나온 것 같은 상큼한 얼굴로 심각한 기후문제 등 환경문제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대한민국 정부 외교 전략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시사리포트 형식의 신간을 발표했다면 잠깐 이목을 끌 수는 있겠지만 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은 여성 남성 남녀 차별이나 외모 지상주의 뭐 그런 나부랭이들과는 전혀 상관없다. 나는 단지 그녀가 주는 에너지와 책의 결이 맞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무지개에서 그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무지개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 뜻은 곧 그 어느 색 하나도 나머지보다 못하거나 잘나지 않았다는 뜻일테다.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은 다 저마다 훌륭하고 각자 가치있다.





초록이 멋져보인다고 노랑이 초록물을 뒤집어 쓴들 초록이 되지도 않고 지저분해보이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사람들 눈엔 노랑은 노랑대로 초록은 초록대로 예쁘다. 노랑만 그걸 모를 뿐






그런 의미에서 남인숙 작가님은 빌런이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너무도 잘 찾아입은 위너'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재테크는 잼병인 여자



재테크 붐이 한창 불던 몇년 전, 티비에는 소자본으로 경매를 시작해 집안을 일으킨 여성분들, 마트 대신 부동산을 가며 재테크를 시작해 큰 부자가 되었다는 주부님들 등 참 나와는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는 듯한 대단하신 분들의 티브이 출연이 유행했었다.




티브이만 틀면 나오고 서점에 가도 전면에 배치되어 있고 ....그런 분위기 속에 나같은 옷 좋아하고 예쁜 것 좋아해 다음 생애는 백화점으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집안을 아무리 깨끗하고 단정하게 유지해도 시부모님과 잘지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친정부모님께도 정성을 다해도 또 아이가 아토피이지만 말안하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약 한 번 안쓰고 갖은 식단과 생활양식으로 잘 유지를 시켜줘도 내가 못 만드는 회 같은 음식 빼고는 나 바쁘다고 배달 음식 한 번 시켜준 적 없고 조미료라는 것은 생전 써 본적 없이 식사를 준비해도 남편과 아이와 함께하는 신나는 저녁 시간을 위해 각종 잡기를 동원해 이 한 몸 아끼지 않고 즐거움을 선사해도...저들 앞에서는 난 항상 루저였고 부족한 와이프였다.




그래서 좀 나답게...내가 뒤늦게 발동걸린 공부라는 것을 좀 해가지고 돈을 벌어보려 했으나...앞서 수번 언급한 것 처럼 몸뚱이가 또 건강이 따라주질 않으니...그래서 이렇게 의욕 상실 상태로 기말고사 기간인데 공부는 안하고 브런치 글을 끄적이고 있고...






아 모르겠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남은숙 작가님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나를 주제삼아 컨텐츠나 하나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누구는 수박 썰고 청소기 돌리는 영상을 올려서도 돈을 버는데 나는 왜 못하겠는가








우아한 거지도 할 수 있다.



나도 진짜로! 완전히! 물론!할 수 있다. 그 무엇이라도 일단 ip가 내꺼고 내가 만든거니까 저작권 만료 기간도 까다로운 계약 조건도 없으니 뭐가 되었든 시작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는가








휴학도 결정했겠다. 공부도 원없이 해봤으니 내 특기인 '남편의 팩트 폭격에서 상처없이 살아남는 법', 아니면 '낼 모레 오십인 컴맹 아줌마가 PPT의 여왕이 되는 법' 혹은 '반백살 대학원 만학도의 올A 획득기'.... 쓰다보니 아주 컨텐츠 소스가 무궁무진하네...아주 신이나 죽겠다.





아 이제 좀 답답함을 쏟아내었으니 찬물로 세수 한 판 하고 기말고사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지.







여러분 우아한 거지는 다시 기말고사 공부하러 가고요. 수박을 썰든 비누를 만들든 '뭔가 나다운 일을 시작해보기'라는 프로젝트에 한 번 착수를 해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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