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위에 쓴 문장으로 그 단어를 정의한다. 한마디로 '특정 요인에 의해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어 정신이 없고 안정이 안 되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전 챕터에서 필자는 '결혼 후 일정기간이 지나도 좌우지간 주야장천 오랜 기간 설렘이 지속된다고 하는 부부'의 경우를 상당히 비정상적인케이스인 것처럼 묘사한 바 있다.
즉 "설렘이라는 비 안정적인 감정이 원래 오래 지속될 수 없고 지속된다 해도 그것이 결혼이 지향하는 이상적 궁극에서 다소 빗나간 방향 일 수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이것을 만인이 열광하는 '설렘'이라는 감정에 대해 "필자라는 사람이 평소, 혹시 '그도 모르게' 가졌을지도 모를 편협성 (즉, 일종의 '확증편향적 성향')때문에 갖게 된 다소 '비뚤어진 시각'이 단지 본인의 글을 통해 은연중에 표출된 것에불과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뭐 말이 어려운데 일단 평범한 대한민국의 40대 아줌마인 필자 본인의 상황을 공유하며 상기 주장의 편협의 정도를 함께 고민해보자.
한 아이의 육아 및 학습 전반을 전담하는 엄마에 또 세상 까다로우시며 전형적인 가부장제마인드를 가지고 계신 남편분의 아내, 그리고 집안의 외며느리이자 친정에선K장녀이고 그에 더해 뒤늦게 시작한 대학원 공부까지..... 뭐 능력이 출중하신 분들은 그 정도 가지고 무슨 앓는 소릴 하고 있냐고 핀잔을 주실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적어도 나란 사람에겐)몸이 열개라도모자라(거기에 직장까지 다니시는 분들 정말 존경한다) 완벽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그저 최선을 다해, 해야 할 도리는 수행함으로써, 최소 욕은 먹지 않는 퍼포먼스를 위해 줄타기 시전을 매 순간 펼치고 있는 필자에게는, 많은 경우, 정신을 혼미케 하는 '설렘' 같은 감정들은 당구장에서의 소위 '겐세이(牽制; けんせい)' 같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때가 대부분이다.(일본어 사용이 불편하시면 사과드린다. 그러나 어휘력이 부족한 탓에 딱 적절히 대체할 한국어 표현을 찾지 못해서 사용한 표현이니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
즉, 다시 말해 '나와 가족을 위한 이 <육체노동과 정서 노동을 넘나드는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 '설렘'이라는 불안정한 감정 같은 것은 '생물학적으로 그 필요가 충족되면 즉시소멸되어야 한다.'라고 보고, 또한 나 아닌 다른 '가정을 가진 남녀'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필자는 (인간이나 혹여 동물들의 세계라도 근본적으로 종족 번성이 중단되었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없었을것이므로) '인류사에 꼭 필요한 <서로 세상 대면 대면하던 두 사람이 만나 누구보다도 말랑말랑한 사이가 되어 인간계의 계보를 대가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상황>이 끝나게 되면 (우리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퍼포먼스를 수시로 요구하는냉엄한 현실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므로) 이런 온갖 종류의 이성적 사고를 교란시키는 일종의 <환각효과에 점령당한 감정> 같은 것은 끝이 나야 하고 그것이 옳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그 생각에 변화는 없을 것같다.
그러나 물론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런 남다른 감정이 지속되어야 부부 사이도 원만하게 지속될 수 있거늘 아직 세상을 덜 살아 은연중에 드러나는 편협성을 숨길 수가 없군... 쯧쯧!" 라며 급 불편함을 표현하시는 분들도 또 계실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진정하고 찬찬히 생각해보시라.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또는 그런 느낌.'이라고 정의되는 '설렘'이라는 감정이 정말 신혼이 끝나고도수년간 지속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뭐 애 없이 둘이 사는 '우주 최강의 넘사벽 애정 보유자'들의 경우에는 어쩌면 뭐 좋을 수도 있겠다고 치자, 그러나 과연 대다수의 부부와 아이로이루어진 형태의가정에서도 이런 감정을 장기간 보유 중인 부부가 원만하고 지속 가능하며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일단 연애기간 3년여에 이어20여 년간 결혼 생활을지속해오며 특히 관련하여 주변에 다양한 예시들을 목격하고 또 본인 역시 무진장 다양한 형태의 케이스들로 풍부한 실전 경험을 보유 중인 필자의 답은 절대 "No"이다.
따라서 다음 챕터에서 필자는 "그 달콤하기 그지없는 감정이 적지 않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설렘'이라는 감정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은 절대 옳지 않다."는 본인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스위트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그 감정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험성을 증명하는 사례를 소개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그 '설렘'이라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의 맨얼굴을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