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반이 빠졌고, 뺀 만큼 키우고 있어요.
“어떻게 빼셨어요?”
다음엔 항상 이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몇 kg 빠졌어요?”
예전엔 그냥
“많이요” 하고 웃으며 넘겼어요.
그 숫자를 보는 순간,
그때의 나까지 같이 떠오르니까요.
그러다 기록을 정리하면서
처음으로 그 숫자들과 마주하게 됐어요.
초진 114kg.
삭센다로 105.9kg까지 빼고 수술.
수술 후 6개월, 67.3kg.
1년 뒤, 63.8kg.
급격히 빠졌던 시간 이후엔
느리게 줄고, 가끔 오르고
또다시 반복하고
그게 바로
‘수술 이후의 삶’이더라고요.
빼빼 말라보겠다고 54kg까지 뺐다가
머리가 핑핑 돌아 주저앉았던 기억도 있네요.
저는 위 자르면 빼빼 마를 줄 알았거든요?
절대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58kg 언저리에서
유지하려 살금살금 버티는 중이에요.
몸무게는 빠졌지만
숫자마다 감정이 붙어 있었어요.
줄어드는 숫자는 좋았지만
“이대로 계속 빠질까?”
“다시 찌진 않을까?”
늘 조급했고, 불안했어요.
요요는 지금도 같이 살아요.
싸우면 늘 져요.
그래서 완전히 없애려는 마음을 버렸어요.
나랑 같이 사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랬더니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아요.
가끔은 멀어졌다가
내가 흐트러지면
또 슬쩍 나타나요.
그렇게, 요요랑 편안해지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요요가 찾아오면
‘아, 다시 조절할 타이밍이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되더라고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오늘 나는 나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
그냥 아무렇게나 대충 먹게 할지,
귀하게 대접할지.
무기력하게 살게 할지,
건강하고 단단하게 살게 할지.
불만이 쌓인 사람으로 남을지,
감사하며 하루를 정리할지.
예전엔 늘 전자 쪽이었어요.
지금은, 그래도 후자를 더 자주 선택해요.
내가 한다가 아니라
내가 내게 해준다라고 생각하니
느낌이 달라지더라고요.
이게 살을 빼고 난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에요.
그래서 이젠
“몇 kg 빠졌어요?”라는 질문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몸무게 반이 빠졌고요,
지금은 그만큼의 나를
다시 키워가는 중이에요.”
숫자는
지금의 나를 보여주지 않아요.
(뭐... 보여주긴 보여주려나요?^^
비포앤애프터 사진에서 티 나니까요.)
그보다 중요한 건
숫자에 휘둘리지 않고
오늘 나를 귀하게 잘 대하는 태도였어요.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이제 숫자보다 중요한 건
너를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야.
그걸 매일 다시 해내고 있는 지금의 네가,
진짜 자랑스러워.
체중계 숫자가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불안했던 내 마음을 잡아준 건
내 안에 이너마더였습니다.